이마트, 협력사 대금결제는 100% 현금으로…中企상품 판로 개척도

입력 2013-09-13 06:59  

Cover Story - 이마트

동반성장 20년




“20년 전 이마트에 처음 감귤을 납품할 당시만 해도 전체 감귤업체 중 400등에 머물렀는데 이젠 1위가 됐습니다. 안정적으로 물량을 소화할 수 있게 해준 이마트 덕분입니다.”

이마트에 감귤을 납품하는 삼다감귤영농조합법인 임권일 대표는 “1993년 이마트가 처음 만들어질 때 납품하기로 결정한 것은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삼다영농은 이마트에 납품한 후 회사 규모가 12배가량 성장했다. 1993년 연매출 20억원 수준이던 회사가 지난해 25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성장한 것. 과일을 선별하고 포장하는 데 사용하는 공간도 초기 330㎡(100평)에서 8264㎡(2500평)로 커졌다. 삼다영농은 현재 이마트가 판매하는 귤 전체 물량의 50%를 담당하고 있다.

2011년부터는 이마트 프리미엄 귤 브랜드인 ‘돌빌레’를 직접 상표 등록해 생산하고 있다. 제주도의 자갈밭이라는 뜻으로 현재 이마트 귤 매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 상품이다.

임 대표는 삼다영농이 성공한 이유를 이마트의 철저한 고객 중심 사고방식에서 찾았다. 그는 “상자 위에만 모양이 좋은 귤을 넣고 아래에는 짓무른 귤을 넣던 통칭 ‘속박이’ 관례가 있었는데 이마트는 박스로 감귤을 받은 후 낱개로 판매해 좋은 것과 나쁜 것을 섞어 파는 관행을 없앴다”며 “이런 사고방식의 전환이 회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1997년 외환위기 때 이마트가 열흘마다 현금으로 대금을 지급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다”며 “지금의 회사가 있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양파와 대파 등 채소를 유통하는 ‘한사랑’은 회사 매출 전액을 이마트와의 거래에서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00억원 수준이었다. 이승희 한사랑 사장은 “이마트가 물류기지인 후레쉬센터를 만들고 산지에서 직접 매입해 판매하면서 기존 협력회사의 매출이 줄어들자 이를 보전해주기 시작했다”며 “협력업체 입장에선 이마트가 고맙다 말했다.

최근에도 이마트는 다양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마련해 협력회사를 돕고 있다. 자금난에 빠지기 쉬운 중소기업들을 위해 마련한 ‘동반성장펀드’ ‘상생플러스론’ ‘다모아론’ ‘네트워크론’ 등 4종의 자금지원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올 상반기 협력회사 431곳이 2103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또 이마트는 협력회사에 대금을 결제할 때 100%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현금흐름이 막혀 협력회사가 어려워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우수 중소기업의 제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함께 판로를 개척하는 모습도 나타난다. 온라인몰인 ‘이마트몰’에 ‘중소기업 우수상품 홍보관’을 열고, 이를 통해 중기 상품을 구매하면 이마트 마일리지를 추가 제공하는 혜택을 주고 있다.

경영지원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이마트의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기업의 사회적 책임) 경영 노하우를 알려주는 ‘CSR 경영도입 지원 프로그램’에는 지난해 8개사에 이어 올해도 8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동반성장 에너지 개선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협력회사의 에너지 사용실태를 분석해 개선 방안을 제안한다. 외부 전문가에게 컨설팅을 의뢰하는 비용을 이마트가 부담했다. 지난해 20개사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1억2000만원의 에너지 비용절감효과를 거뒀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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