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한진칼과 분리돼 오는 16일 거래를 재개한다. 증시 전문가들은 재상장 후 대한항공의 주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13일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경기 회복 기대가 살아나면서 경기 민감주 주가가 뛰었다" 며 "대표적인 경기 민감주로 분류되는 대한항공은 매매거래 정지로 그간 오르지 못한 측면이 있어 단기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항공은 매매거래 정지 전 실적 부진 우려로 52주 최저치(2만8200원)로 떨어졌다. 거래를 쉰 한달 반 사이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가 반영되면서 코스피지수는 5.5% 뛰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수혜를 입지 못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에 대한 분석을 내놓은 8개 국내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는 3만5714원. 대신증권이 4만3000원으로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했다. 대부분 증권사들도 현재 주가보다 높은 3만2000원의 목표주가를 내걸었다.
최원열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경기회복에 배팅을 한다면 주가가 부진했던 경기 민감주인 대한항공을 눈여겨볼 수 있다" 며 "아시아나항공의 최근 상승세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어 주가 상승세가 지속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항공업황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수익성이 좋은 일본 등 노선에서 저가 항공사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의 투자 의견도 대부분 '중립' '유지' 등으로 다소 부정적이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근본적인 실적 부진 요인인 일본 노선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며 "항공업 개선 신호가 약해 대한항공의 기업가치가 분할 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거래를 쉬는 동안 영구채 발행, 자산재평가 등으로 자산가치가 올랐지만 모멘텀(상승 동력)이 될 만한 호재는 없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윤희도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수익은 2010년 고점을 찍은 이후 2011년과 지난해에 고유가로, 올해는 저가 항공사와의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며 "업황이 개선되더라도 실적이 단기간에 회복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1일 존속법인 대한항공과 신설법인 한진칼로 분할됐다. 지난 7월 30일부터 분할에 따라 거래가 정지됐다. 오는 16일 대한항공과 한진칼로 각각 재상장돼 거래를 재개할 예정이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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