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 김효주·우드 양수진 이상적 모델"
테크닉보다는 리듬감·타이밍 눈여겨봐야
프로 골퍼들의 실전 라운드를 옆에서 직접 지켜볼 수 있는 기회는 ‘주말 골퍼’들에겐 귀한 경험이다. ‘고수’들의 스윙과 게임 운영 방식을 눈에 담을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실전 대회를 관전한 뒤 연습장에 나가면 실력 향상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그렇다면 어떤 선수들을 눈여겨 보면 좋을까. 고덕호 SBS골프 해설위원과 박원 J골프 해설위원의 자문을 받아 제35회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 참가 선수 107명 가운데 클럽별로 가장 이상적인 스윙 모델을 선정했다. 드라이버와 페어웨이우드 부문에선 각각 김효주(18·롯데)와 양수진(22·정관장)이 ‘최고’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긴 채는 김효주와 양수진이 ‘모델’
김효주의 드라이버를 지켜볼 기회가 생긴다면 백스윙부터 공을 치기까지 안정적인 리듬을 배워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의 스윙 템포는 속칭 ‘짜·장·면’의 3단계 박자다. 남자 프로들이 ‘짬·뽕’의 2단계 박자로 빠르게 휘두르는 데 비해 여자 골퍼의 스윙은 3단계로 이뤄져 아마추어들도 보고 배우기 쉽다.
박 위원은 “김효주는 드라이버를 물 흐르듯 끊김 없이 휘두르면서도 공 앞에서 순간 가속을 내는 데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갑자기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아마추어들의 스윙과 가장 크게 대조되는 부분이다. 고 위원은 “김효주는 어깨, 허리 등 큰 근육을 잘 쓰는 선수”라며 “대부분의 아마추어 골퍼들은 공을 맞히는 데 급급하다보니 팔로 치곤 하는데, 이러면 일관된 템포를 갖기 어렵고 거리도 손해보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페어웨이우드 ‘고수’로는 양수진이 꼽혔다. 고 위원은 “우드를 잘 치려면 양수진만 따라하면 된다”며 “백스윙이 크지 않고, 손목 코킹을 거의 하지 않는 등 좌우 스윙폭이 넓은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도 양수진에 대해 “대표적으로 스윙 아크를 크게 가져가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김혜윤은 어프로치와 퍼팅 ‘고수’
아이언 부문에선 고 위원과 박 위원 각각 이정민(21·KT)과 전인지(19·하이트진로)를 꼽았다. 이정민의 아이언은 ‘하프 스윙’에서 약간 더 올라가는 정도다. 양팔을 겨드랑이에 붙여 간결하면서도 몸통을 써서 공을 때리는 스윙을 구사한다. 고 위원은 “이정민은 임팩트 순간에 망치질하듯이 손목 스냅을 활용해 가속력을 더함으로써 디봇을 남자 선수들처럼 만들어낸다”며 “동료들도 부러워하는 스윙”이라고 했다.
박 위원이 추천한 전인지는 “팔과 몸이 따로 돌지 않고 한덩어리가 돼서 움직이며, 임팩트 직전에 팔을 뿌려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퍼팅에선 김혜윤(24·KT)과 김보경(27·요진건설)이 이상적인 모델로 선정됐다. 고 위원은 김혜윤에 대해 “백스트로크 폭보다 팔로가 길어 공을 잘 굴릴 줄 아는 선수”라고 평했다. 김보경을 뽑은 박 위원은 “셋업할 때 머리를 많이 숙이는 등 교과서적인 퍼팅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자기만의 셋업과 스트로크를 항상 일정하게 구사한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혜윤은 그린 주변 어프로치샷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박 위원은 “웨지를 사용할 때 손목을 쓰지 않고 퍼팅하듯이 일관성 있는 터치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고 위원은 허윤경(23·SBI저축은행)의 어프로치샷에 후한 점수를 줬다. “손목을 활용해 기교를 부리는 선수들도 있는데 허윤경은 항상 정자세로 선 채 공은 어른쪽, 손은 왼쪽 허벅지에 갖다 놓고 퍼팅처럼 샷을 구사한다”고 평가했다.
관람객들이 목표로 삼아야 할 관전 포인트에 대해 고 위원은 “본인 체형과 스타일에 맞는 선수를 정해 스윙을 따라해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 위원은 “아마추어들은 프로 선수의 스윙 리듬만 배워와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적인 요소들은 100의 노력을 들였을 때 10의 효과가 나오지만 리듬과 템포에 관심을 가지면 드라이버부터 퍼터까지 작은 노력으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일랜드CC=박동휘/서기열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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