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명 중 6명만 임기 채워…김준규·한상대 이어 4연속 중도사퇴

입력 2013-09-13 17:31   수정 2013-09-14 00:47

채동욱 검찰총장 전격 사퇴 - 역대 단명 검찰 총장들은


13일 사의를 표명한 채동욱 검찰총장이 사퇴하게 되면 1988년 검찰총장 2년 임기제를 실시한 이래 중도 사퇴한 12번째 총장이 된다. 18명의 역대 총장 중 6명만 임기를 채웠고 나머지는 수사 등에 책임을 지고 중간에 옷을 벗었다. ‘혼외 자녀’ 등 사생활 문제로 총장이 중도 사퇴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993년 12월 취임한 25대 박종철 검찰총장은 김영삼 정부 시절, ‘슬롯머신 사건’ 수사를 두고 대구·경북(TK) 권력층과 마찰을 빚다 취임 6개월 만에 사퇴해 임기제에서 중도 사퇴한 첫 총장이 됐다. 1997년 8월에는 김기수 검찰총장이 한보사건 수사 중 김영삼 대통령 차남 현철씨가 구속되자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2001년 취임한 신승남 총장은 ‘이용호 게이트’에 동생이 연루돼 구속되자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자진 사퇴했다.

검찰 수사가 사회적 물의를 빚거나 정권 수뇌부와 갈등을 일으킨 가운데 물러난 총장도 많다. 검찰 독립을 위해 외부에서 발탁됐던 31대 이명재 총장은 취임 첫해 ‘서울지검 피의자 구타 사망 사건’이 문제가 되자 스스로 물러났다. 2005년에는 34대 김종빈 총장이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신병 처리와 관련해 청와대와 마찰을 빚다가 천정배 당시 법무부 장관이 헌정 사상 첫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려 하자 이에 반발해 옷을 벗었다.

36대 임채진 총장은 ‘박연차 게이트 수사’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검찰의 피의 사실 공표 행태 등 책임론이 불거지자 2009년 자진 사퇴했다. 이어 37대 김준규 총장은 임기 만료를 한 달여 앞두고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반발해 자리에서 물러났다. 38대로 임명된 한상대 총장은 내부 비위 문제 등으로 사상 초유의 ‘검란(檢亂) 사태’가 일어나자 옷을 벗었다. 당시 대검찰청 차장이던 채 총장은 총장대행 직을 수행하며 조직 위기를 잘 봉합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39대 검찰총장으로 발탁됐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혼외 아들’ 보도 파문이 커지고 법무부 장관까지 감찰을 지시하자 취임 5개월 만에 직을 내려놓고 ‘비운의 총장’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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