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일각 "양형 과해"…총수 엄벌 분위기 반영됐나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로 구자원 LIG그룹 회장(78)이 13일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구 회장이 2010년 9월 간암 수술을 받아 건강 상태가 좋지 않고 고령임에도 결국 실형을 선고했다. 법조계에서는 “기업범죄에 대한 사법부의 엄벌 의지가 다시 확인됐다”면서도 “형이 지나치게 높게 나왔다”고 평가했다. LIG그룹 측은 “변호인단과 상의해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CP 사기 발행에 이례적 중형 선고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핵심 범죄 사실을 LIG건설의 분식회계 승인, LIG건설의 기업회생신청계획 미고지 등 두 가지로 봤다. 분식회계에 대해서는 “기업의 투명성을 저해해 주주는 물론 채권자, 거래 당사자들에게 예측하지 못할 손해를 입힌다는 점에서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구 회장 일가가 담보주식을 회수하려고 기업회생신청계획을 고지하지 않은 점도 중한 죄로 판단했다. 800여명에게 3437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혔고, 이 가운데 일반투자자 피해 규모가 2087억원에 이르는 점도 양형에 참작했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재판부는 “구 회장 일가가 가로챈 금액이 LIG건설로 귀속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엄벌에 처하지 않는다면 기업범죄를 예방하지 못한다”며 “소액 주주들에게 예측 못할 피해를 준 점, 이로 인해 기업 신뢰도를 저하시킨 점을 고려할 때 매우 중대한 기업범죄”라고 덧붙였다. 법조계는 “구 회장 일가가 금융감독원 검찰 법원 등을 거치며 진술을 계속 바꾸고 관련 문서를 폐기·조작하는 등 범행을 숨기는 모습을 보인 점도 중형이 선고된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43·사진)은 징역 8년이란 중형을 받았다. 관련 업계는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제외하면 매우 이례적인 중형 선고라고 평가했다.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은 CP를 발행한 LIG건설 임원이지만 보고를 받지 않고 인사에도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는 등 사실상 회사 경영과 거리가 멀다고 보고 무죄로 판단했다.
○법조계 “일벌백계라지만 양형 과하다”
재판부는 이날 우량 신용등급을 받기 위해 1300억원 상당의 재무제표를 조작한 혐의 가운데 601억원은 분식회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피해자 595명이 낸 배상명령 신청은 배상책임의 범위가 불명확하고 일부는 구 회장 일가로부터 보상금을 받아 피해가 회복됐다는 이유로 모두 각하했다.
법조계는 이번 판결이 최근 불고 있는 기업 옥죄기 분위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벌백계하겠다는 사법부의 의지는 충분히 인정하지만 선고된 형량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 로펌의 한 기업소송 전담 변호사는 “CP는 배임이나 횡령과 달리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이라 재판부 입장에서는 죄질이 더 불량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도 “기업 총수를 엄벌하는 최근 법원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김규진 LIG넥스원 대외협력담당 이사는 “재판 결과에 대해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며 “사회적으로 심려와 무리를 끼쳐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항소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으며 향후 변호인단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김선주/정소람 기자 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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