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의 뚝심…수입소고기 밀려와도 40% 점유율 '10년 철옹성'

입력 2013-09-13 17:40   수정 2013-09-14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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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추석선물 매장의 정육코너엔 줄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값싼 수입 고기가 아니라 비싼 한우만 팔고 있는 데도 손님은 계속 늘어났다. 이필환 롯데백화점 정육코너 실장은 “일본 수산물 파동과 추석이 겹치면서 수요가 급증해 요즘은 없어서 못 판다”고 말했다.

한우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비단 이번 추석만의 특별한 현상이 아니다. 값싼 수입 소고기의 공세에도 한우는 시장점유율 40%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지난 10년간 단 한 차례도 40%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경기가 악화된 작년에도 한우 소비는 23만5200t으로 전년보다 8.7% 증가했다. 반면 절반 이상 값이 싼 수입 소고기는 25만2700t으로 12.7% 감소했다. 그만큼 한우의 소비층이 두텁고, 시장이 안정돼 있다는 말이다.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재개하면서 ‘한우시장은 초토화될 것’이라고 했던 것이 기우에 불과했다는 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한우의 뚝심’은 ‘한우=고급’이라는 품질경쟁력에서 나온다. 정민국 농촌경제연구원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지원센터장은 “국내 소고기 시장은 한우라는 고급육 시장과 수입품이 주류를 이루는 하급육 시장으로 양분돼 있다”며 “한우와 수입 소고기는 대체품이 아니다”고 말했다. 마치 명품의류와 캐주얼 옷처럼 서로 다른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2009년 한우의 시장점유율이 50% 가까이 올랐던 것은 광우병 파동의 반작용이었고, 그 다음해에 42%대로 떨어진 것은 당시 퍼진 구제역 때문이지 수입 소고기와의 경쟁 때문은 아니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국내 한우시장의 안정적 성장이 지속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가입할 경우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주요 축산 선진국들이 소고기 관세 철폐 등을 요구할 게 분명하다. 또 TPP에 참여하지 않은 중국도 비슷한 수준의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외국 음식에 익숙한 젊은 층들이 수입 소고기에 상대적으로 덜 부담을 느낀다는 것도 앞으로 시장구조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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