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 챔피언십] 경기위원·선수들, 아일랜드CC 배수시설 극찬

입력 2013-09-14 00:20   수정 2013-09-14 13:37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 2R

비 그치고 30분내 경기 재개




“경기를 취소해야 할 것 같은데….”(송율 KLPGA 경기위원장)

“비가 그치기만 하면 30분 안에 경기를 재개할 수 있습니다. 아일랜드CC의 배수시설을 믿어주시기만 하면 됩니다.”(권혁 아일랜드CC 이사)

13일 제35회 메트라이프·한국경제KLPGA 챔피언십 2라운드가 열린 경기 안산시 대부도 아일랜드CC, 첫 번째 조가 출발할 무렵부터 오락가락하던 비가 오전 10시30분께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로 급변하자 송율 위원장은 즉각 경기 중단 조치를 내렸다. 잔뜩 낀 먹구름은 그칠 줄 모르고 시간당 30㎜가량의 굵은 비를 쏟아내 그린이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KLPGA와 아일랜드CC는 경기를 취소시킬지 말지를 두고 고심을 거듭했다. 경기위원 사이에선 비가 그친다고 해도 페어웨이는 진흙 투성이일 테고 그린에도 물기가 남아 있을 거라는 우려가 터져나왔다. 하지만 첫 번째 조가 이미 전반 9홀을 마친 상태였다. 2라운드를 취소할 경우 선수들이 입을 타격은 만만치 않았다. 그리고 12시 무렵, 비가 거짓말처럼 멈췄다.

경기위원들은 아일랜드CC의 설명대로 물이 즉각 빠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코스별 상태를 점검하러 나갔다. 결과는 ‘합격’. 송 위원장조차 “이렇게 빠른 시간 안에 물이 빠지는 경기장은 보지 못했다”고 말할 정도로 코스는 비가 오기 전 상태로 복구됐다.

조광희 아일랜드CC 마케팅부장은 “제주 나인브릿지를 설계한 데이비드 데일이 아일랜드CC를 설계할 무렵부터 배수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며 “잔디 밑에 깔린 모래층을 통해 물이 빠르게 빠져나가도록 만들었고, 물이 지나가는 배관에 이물질이 끼지 않도록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오후 1시 경기가 재개된 후 선수들은 “공에 진흙이 전혀 묻지 않아 깜짝 놀랐다”고 입을 모았다.

아일랜드CC의 그린 상태도 선수들로부터 최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조 부장은 “신문과 방송에 보도된 그린 상태를 보고 다른 골프장 매니저들이 전화를 해올 정도”라고 말했다. 서해권의 또 다른 명문 골프장인 스카이72만 해도 최상급 코스인 ‘하늘’의 몇 개 홀은 잔디를 살리기 위해 페어웨이 위에 거름을 잔뜩 뿌려놔 공이 박히기 일쑤다. 서울 남부의 명문 골프장들조차 그린 잔디가 죽어버리는 일 때문에 곤혹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비가 유난히 많이 와 배수 설계가 잘 되지 않은 골프장일수록 물에 오래 잠긴 잔디가 썩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아일랜드CC=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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