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방윤혁 효성 전주공장장 "섬유소재 자력갱생의 30년 꿈 이뤘다"

입력 2013-09-16 09:46  

日도레이 수준의 고강도 탄소섬유 양산은 효성이 국내 최초
첫해 연산 2000t 규모로 사업…향후 수입대체 효과 기대




"효성은 1980년대 초반부터 탄소섬유 개발에 매달렸지만 일본 업체들의 기술 독점과 덤핑 공세로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2008년 전주시와 공동연구계약 체결을 계기로 당시 연구 인력들을 다시 모아 탄소섬유 개발에 뛰어들었죠. 그 결과가 바로 이 전주 공장입니다."

지난 10일 효성 산업자재PG(퍼포먼스그룹) 전주공장에서 만난 방윤혁(50·사진) 상무(공장장)는 활주로처럼 길게 뻗은 탄소섬유 생산공장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방 상무는 "전주 공장은 탄소섬유의 원재료 생산부터 탄화에 이르기까지 전 공정을 갖춰 그 길이만 540m에 달한다"며 "모든 공정을 갖춘 고강도 탄소섬유 공장이 들어선 것은 국내에서 효성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효성은 지난 5월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 첨단복합산업단지에 18만2000㎡(약 5만5000평) 면적의 탄소섬유 생산공장을 완공했다.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일본 도레이가 만드는 T700 등급 수준의 고강도 탄소섬유를 연간 2000t씩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로써 전량 수입(국내 소비량 연간 2800t 규모)에 의존해왔던 탄소섬유의 국산화가 가능해졌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탄소섬유 수요는 연간 5만t 규모로 매년 15%씩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효성이 탄소섬유 자력갱생의 꿈을 다시 펼친 것은 전주시와 맺은 인연에서 출발했다. 2008년 시를 탄소산업의 메카로 육성하고자 관련 연구를 해온 전주시와 섬유 전문기업인 효성이 공동 연구계약을 체결한 것. 이후 3년 만에 일본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고강도 탄소섬유 '탠섬(TANSOME·효성의 탄소섬유 브랜드)'을 개발하는 성과를 올렸다.


방 상무는 "전주 공장 준공은 일본 업체들이 독점해온 탄소섬유 시장에 국내 기업이 첫 발을 내딛었다는 것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도 중요한 기간산업의 밑바탕을 다진 셈"이라고 평가했다. 탄소섬유는 항공, 자동차, 조선 등 국내 핵심 산업에 소재로 쓰일 뿐 아니라 방위 산업에 적용될 수 있어 산업적 파급력이 크다는 설명이다.

전주 1공장으로 생산 기지를 갖춘 효성은 향후 탄소섬유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방 상무는 "가장 시장 규모가 큰 자동차 부품 분야를 제외하더라도 탄소섬유 시장은 연간 13% 성장이 예상된다"며 "앞으로 기술 개발과 생산공정 자동화 등으로 가격을 낮추면 탄소섬유 적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 내다봤다.

효성은 올해 생산분의 95%를 해외(유럽 중국 동남아 미국 등)에 수출하고 나머지 5%로 국내 수요를 충족시킬 계획이다. 향후 설비 증설과 생산력 확충을 통해 수입 대체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방 상무는 "오는 2020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주공장의 생산능력을 연산 1만7000t으로 늘릴 예정"이라며 "일본과 미국이 독주하는 탄소섬유 시장에서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한경닷컴 김정훈 기자/최유리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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