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 전통 '일요일 휴무' 깬 이랜드

입력 2013-09-16 17:20   수정 2013-09-17 01:14

유통 라운지


이랜드의 ‘일요일 휴무’ 전통이 깨졌다. 박성수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대부분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는 특성 때문에 이랜드는 일요일 휴무 원칙을 지켜왔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명동과 강남의 이랜드 직영매장들이 최근 일요일에도 정상 영업하기 시작했다. 일요일에 문을 연 곳은 제조·직매형 의류(패스트패션·SPA) 매장인 ‘스파오’ ‘미쏘’ ‘후아유’와 패밀리 레스토랑 ‘애슐리’ 등이다.

이랜드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이 일요일에 문을 연 건 1986년 법인 설립 이후 처음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랜드 계열에서 일요일에 영업하는 곳이 없진 않지만 인수합병(M&A)을 통해 사들였거나 다른 유통매장에 입점한 곳들일 뿐 직영매장은 예외였다.

이랜드는 이번 조치가 외국 관광객의 ‘민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명동이나 강남 상권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데 ‘휴일에 왜 문을 열지 않느냐’는 불만이 많이 들어와 방침을 바꿨다”고 말했다. 최근 임대차 계약을 갱신하면서 건물주와도 휴일 영업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SPA 격전지로 떠오른 명동과 강남에서 경쟁 브랜드에 밀리지 않기 위한 카드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랜드 SPA가 다른 업체를 이기기 위해선 일요일에도 문을 열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명동의 경우 스파오 매장 바로 옆에 ‘유니클로’와 ‘망고’ 매장이 있고, ‘에잇세컨즈’ ‘자라’ ‘H&M’ 등 국내외 SPA 브랜드가 총집결해 치열한 판촉전을 벌이고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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