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외도?" 엉터리 불륜시약 탓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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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의 속옷에 뿌리면 정액에만 반응하는 일명 ‘불륜시약’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며 인터넷에서 판매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이 시약은 ‘가짜’로 드러났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산성 및 염기성 물질에 반응하는 산염기 지시약인 페놀레드를 남성 정액반응제(불륜시약)로 속여 인터넷에서 판매한 혐의(사기 등)로 제조·판매자 이모씨(68)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씨는 ‘불륜시약은 남성 정액에만 반응해 속옷에 뿌리면 붉게 변하고 성관계 여부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고 광고하며 제품을 팔았다. 이런 방식으로 2010년 6월부터 지난 4월까지 이씨는 인터넷에서 불륜시약 ‘×××24’ 제품을 세트당 4만90000원~12만9000원에 판매했고, 928명에게 총 7000만원 상당을 판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의 불륜시약을 구매했다 피해를 입은 전모씨(42)는 현재 아내와 이혼 위기에 처한 상태다. 그는 아내의 외도를 의심해 불륜시약을 8만5000원을 주고 구매한 뒤 아내의 속옷에 뿌렸다. 아내의 속옷은 검붉은색으로 변했고 전씨는 아내를 끈질기게 추궁했다. 하지만 아내가 외도 사실을 완강하게 부인하자 전씨는 이 시약을 민간 유전자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했다. 결국 아내의 속옷에는 정액이 묻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 전씨는 이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 불륜시약을 국과수에 의뢰해 성분 분석한 결과 시약의 주성분은 산염기 지시약인 페놀레드임을 확인했다. 이 시약은 정액은 물론 물, 소변, 두부, 우유, 계란 등에도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정액검출 특이 시약이 아닌 것으로 판명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불륜시약을 국과수에 성분 감정을 의뢰해 가짜라는 것을 밝힌 것은 처음”이라며 “시중에 유통된 불륜시약은 모두 가짜로 추정되니 제품을 구매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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