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 우승한 김세영 "스윙 폼 생각보다 목표 정하고 볼에 집중해야"

입력 2013-09-17 15:46   수정 2013-09-17 21:34

자신만의 스윙으로 볼 가지고 놀 줄 알아야
태극마크 달고 2016년 올림픽 출전하고파




한국여자프로골프 최고 권위의 메이저대회인 ‘제35회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역전의 여왕’ 김세영(21·미래에셋). 그를 만나는 사람마다 ‘작은 체구 어디서 그런 장타가 나오느냐’고 묻는다. 161㎝의 단신인 김세영은 다른 선수들보다 드라이버샷(260~270야드)이 20~30야드 더 나간다.

그는 어린 시절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던 아버지 김정일 우석대 태권도학과 교수(51)의 영향으로 3단 자격증을 딸 정도로 태권도를 통해 체력을 단련해왔다. 김세영은 17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태권도에서 공격을 할 때 딱 끊어치는데 이것이 골프의 임팩트와 비슷하다. 태권도가 기초 체력과 순발력에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장타 비결을 말했다.

◆목표 정하고 볼에 집중하라

김세영은 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몸관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꾸준히 웨이트를 하면서 힘을 기를 뿐만 아니라 이완과 수축을 통해 탄력 있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마추어들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장타를 치려고 하기보다는 미스샷 없이 안정적으로 치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볼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스윙이 안 좋더라도 볼을 끝까지 보고 목표 지점으로 보내려고 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스윙을 생각하느라 목표를 잊어버린다”고 꼬집었다.

김세영은 “골프에서는 머리보다 몸이 더 똑똑하다”며 “몸의 반응에 잘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멀리 치겠다는 생각을 하면 몸은 거기에 반응을 해요.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이를 보완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계속 노력하다보면 결과가 나와요. 잘 안 되는 이유를 해결하기 위한 갈구와 목마름이 있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찾게 될 거예요.”


◆끊임없는 변화와 수정

김세영은 라운드 도중에도 변화와 수정을 수도 없이 시도한다. 지난 4월 롯데마트여자오픈에서 첫승을 한 것도 그립과 퍼터를 바꾼 덕이었다. “훅이 자주 나 스트롱그립(손등이 많이 보이도록 왼손을 돌려 잡음)을 스퀘어그립(양손을 마주보게 하면서 잡음)으로 바꿨고 퍼팅 스트로크를 ‘일자(一字)’로 바르게 하기 위해 헤드 뒤가 둥글게 생긴 말렛형 퍼터를 스탠더드형 블레이드 퍼터로 바꿔 우승했지요.”

한화금융클래식 마지막날 17번홀(파3)에서 행운의 홀인원을 기록한 것도 직전에 스윙 스타일을 바꿔 가능했다. 그는 “당시 16번홀에서 티샷이 슬라이스가 나면서 러프에서 힘을 빼고 쳐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이것이 잘 맞았다”며 “이를 계기로 부드러운 스윙 감각이 돌아오면서 17번홀에서 기가 막힌 샷을 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김세영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보니 체계적으로 스윙을 배운 것보다 자유롭게 자기만의 스타일을 구사하는 선수들이 오히려 대회에서 감각이 좋고 볼을 가지고 놀 줄 아는 것 같다”며 “정해놓은 틀에 얽매여 기계적으로 움직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고 말했다.

◆2016년 골프올림픽 대표가 목표

장하나(22·KT), 양제윤(22·LIG)과 함께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 3인방으로 불렸던 김세영은 “2016년 골프 올림픽에 나가는 것이 목표”라며 “내년 미 LPGA투어에 진출해 세계 랭킹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세영은 다음달 하나은행LPGA챔피언십에서 미국 LPGA투어 데뷔전을 치른다. 올해 상금랭킹 1위가 확실해 내년에는 4~5개 미 투어 대회 출전이 가능하다. “메이저대회인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 우승으로 5년간 국내 시드가 확보돼 걱정 없이 미국 진출을 준비하게 됐어요. 내 실력을 검증해보고 우승컵을 안아 퀄리파잉스쿨을 거치지 않고 바로 ‘직행 티켓’을 받고 싶어요.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것이 꿈이에요.”

노래 부르고 춤추는 것을 좋아하는 김세영은 대회기간 중 라운드 전후로 신나게 힙합 노래를 부르곤 한다. 좋아하는 가수는 윤미래와 비욘세. 지난 2주간 우승 상금(4억4000만원)과 인센티브(2억2000만원)에다 홀인원 부상 자동차(1억5000만원), 고급 시계(1200만원), 웨딩상품권(1억원) 등 9억원이 넘는 대박을 터뜨린 김세영은 “그동안 골프를 가르치느라 헌신한 부모님, 오빠, 동생과 함께 요긴하게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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