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에 빠진 글로벌 CEO들…업무 효율 높이고 합리적 결정에 효과

입력 2013-09-17 15:48   수정 2013-09-17 23:19

수천억달러를 주무르는 싱가포르투자청(GIC)의 피터 응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매일 두 번씩 20분간 명상에 잠긴다. 벌써 20년째 명상을 즐겨온 그는 “명상을 통해 사물을 보다 명료하고 질서정연하게 바라볼 수 있다”며 “금융의 미래에 대한 혜안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명상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 사이에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치실을 이용한 치아 관리나 조깅처럼 자기 관리의 하나로 명상에 힘쏟고 있다”는 것이다.


명상으로 효과를 봤다는 경험담도 이어지고 있다. 운용자산 1500억달러의 헤지펀드 브리지워터를 창업한 레이 달리오는 “내 성공의 가장 큰 이유는 명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명상으로 보다 높은 단계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고 이를 통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를 이끌고 있는 빌 그로스 CIO 역시 “명상은 잘못된 확신을 되돌아보게 해준다”며 “자아에 갇혀 무시했던 가치 있는 데이터를 다시 되짚어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로드 마이어스 전 영국 재무장관도 “명상을 통해 아집에 빠져 일을 그르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며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업무회의 중간이나 비행기 이동 시간에 짬을 내 7년째 명상을 하고 있는 필립 힐더브랜드 블랙록 부회장도 명상 예찬론자다. 그는 “컴퓨터와 자료, 휴대폰 등을 통해 정보가 쉴 새 없이 공급되는 가운데 20분간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시간을 갖는 건 아주 중요하다”며 “명상은 생기를 되찾을 수 있는 잠깐의 휴식으로 금융권 종사들에게 필수”라고 강조했다.

때문에 경영학석사(MBA)나 공인재무분석사(CFA)의 정규 교육 과정에 명상을 포함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미국 조지타운대는 내년부터 MBA 커리큘럼에 천주교 수도사가 주관하는 명상 수업을 포함하기로 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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