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증명'이란 함정에 빠질수도
이종걸 국회의원·민주당 anyang21@hanmail.net
1975년 1월 중앙정보부가 상징적 인권변호사였던 이병린 대한변호사협회장을 간통 혐의로 누명을 씌운 사건이 있었다. 중앙정보부는 이 변호사가 민주회복국민회의 대표위원 사임을 거부하자 잘 다니던 일식집 여종업원의 남편을 시켜 간통죄로 고소하게 한 후 이 변호사를 23일이나 구금했다. 비록 풀려나기는 했지만 망신당한 충격으로 이 변호사는 그 후 인권변론은 물론 일반적인 변호사 활동도 제대로 할 수 없게 됐다.
아직 사실관계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채동욱 검찰총장 사태 배후에 중앙정보부 후신인 국가정보원이 있는 것이라면, 한 언론사가 이 사건을 크게 보도한 것 이외엔 이 변협회장 사건과 비슷하다.
채 총장은 졸지에 ‘악마의 증명’이라는 함정에 빠진 셈이다. 마치 어느 초등생 아이에게 ‘네가 훔치지 않은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네가 훔친 것’이라고 하는 것과 같아 보인다.
대선에 개입한 혐의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고, 만약 유죄로 판정되면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부담이 될 것이다. 이런 시기에 수사 책임자인 검찰총장을 공격하는 것을 두고 국민이 좋게 볼 리 없다.
원래 권력층의 뇌물죄와 스캔들 같은 비리에 대한 수사나 취재는 뇌물을 준 사람이나 스캔들의 상대방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번 사태의 경우 아이의 어머니 임모 여인에게서 확인되지 않았고 사실관계를 극구 부인하고 있다. 통상이라면 기사를 쓸 수 없는 소위 ‘혼외아들 설’ 수준이고, 수사로 치면 내사 이전의 정보수집단계에 불과한 것이다. 좀 아는 사람이라면 정상적 보도라고 보지 않을 것이다.
몇 년 전 한 연예인 자살 사건과 관련한 나의 대정부 질문에 대해 “어느 분야에서 사회적 책임을 수행할 위치에 있는 인사가 그런 위치에 있다는 것을 기화로 전혀 근거 없는 모략과 모함을 당해야 한다면 그것 또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근거 없는 리스트로 인해 입증되지 않는 어느 주장만으로 많은 사람을 괴롭히지는 않았는지 언론 종사자 스스로 반성해야”라고 분개했던 한 언론인은 이번에 어떤 이야기를 할지 궁금하다.
이종걸 < 국회의원·민주당 anyang21@hanmail.net</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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