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인터뷰]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프로젝트금융본부장 "SOC사업에 간접투자 ABCP상품 매력적"

입력 2013-09-22 14:41  

정부·지자체 사업 신용 높아 최악의 경우에도 '깡통'없어…경전철 등 수익형BTO도 주목
불황 여파 상가투자 위험

<SOC : 사회간접자본>
<ABCP : 자산유동화기업어음>




“부동산에 투자해 돈을 번다는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립니다. 아파트나 상가, 토지 등 전통적인 상품은 다소 주춤하지만 금융사를 통해 사회간접자본(SOC) 건설사업 등에 투자하는 건 여전히 매력적이죠.”

은행들이 장악하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증권업계 PF투자 1세대인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프로젝트금융본부장(44·전무·사진). 그는 최근 부동산 투자 트렌드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부동산 PF’란 아파트나 상가, 공단 등을 개발할 때 필요한 거액의 자금을 시행사에 조달해주고 그 대가로 이자와 원금을 받는 것을 가리킨다.

부동산 불황에도 김 본부장이 이끄는 한투 프로젝트금융본부는 작년에만 7조원이 넘는 자금을 중개, 약 5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특히 혼자서는 대형 개발 프로젝트에 접근도 할 수 없는 개인들에게 판매한 간접투자상품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중개한 7조원 중 2조원 가까이가 이 같은 개인들로부터 나왔다는 얘기다. 이 덕분에 전체 직원(2600여명)의 2%에 못 미치는 47명으로 구성된 프로젝트금융본부는 한국투자증권 연간 영업이익의 20%를 책임졌다.

김 본부장은 간접투자상품 중에서도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는 개발사업에 간접 투자하는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상품을 추천했다. 그는 “SOC 사업은 불황기에도 비교적 활기를 띠는 편”이라며 “개인들도 1000만원 이상의 여윳돈만 있으면 증권사 창구에서 이들 사업에 발행되는 증권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에 따르면 이들 상품은 3~6개월 혹은 1년 만기로 판매돼 연 3%대 수익을 보장한다. 최근 은행의 정기예금이 연 2%대인 점을 감안하면 수익률이 1%포인트가량 높은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나 지자체가 보증하는 개발사업이라 신용도가 높다.

김 본부장은 “회사채나 기업어음은 회사가 부도나는 순간 종이조각이 되지만 SOC 간접투자상품은 토지를 담보로 잡고 있어 최악의 경우에도 소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선 발전소 건설과 지방공단 조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PF자금 조달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관련 상품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예를 들면 임대형 민자사업(BTL) 방식의 육군 관사 및 간부 숙소 건설 사업(920억원)이나 경남 양산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270여억원) 등이 한투가 올해 PF자금 조달을 맡은 굵직한 사업들이다. 이 밖에도 민자도로, 경전철 건설 등 수익형 민자사업(BTO) 등도 눈여겨 볼 만한 분야다.

김 본부장은 “지금 PF시장은 은행이나 보험사, 연기금 등 수조원대 자금을 확보한 기관투자가들이 과점한 상태”라며 “민간사업자들이 선택의 폭이 좁아 도시기반시설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때 비교적 높은 금리를 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증권사 등 후발주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 금리를 더 낮출 수 있어 발주처와 사업자가 사업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개인들도 대규모 SOC 건설에 간접투자 방식으로 참여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김 본부장은 상가나 주택 등 과거 부동산 시장의 전통적인 고수익 상품에 투자할 때에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수 경기가 침체돼 있기 때문에 민간 개발사업은 리스크가 적지 않다”며 “상가를 개발하는 시행 주체가 믿을 만한 기업인지, 주택은 분양 수요가 충분한 곳에 건설되는지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


Build-Transfer-Operate. 사회기반시설물 준공과 동시에 시설물의 소유권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귀속되는 민간투자사업 방식. 민간투자자(사업자)는 일정 기간 시설물을 관리·운영해 투자비를 회수한다.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

Build-Transfer-Lease. 시설물 준공과 동시에 소유권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귀속되는 점은 BTO와 같다. 다른 점은 사업자가 시설물 관리운영권을 소유자(국가·지자체 등)에게 빌려주고 임대수익을 얻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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