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광주銀 매각 23일 예비 입찰…7~8곳 참여할 듯

입력 2013-09-22 16:11   수정 2013-09-23 03:05

지역 정서 극복…최고가 원칙 지킬지 관심

BS금융·DGB금융·지역상공인, 두 곳에 모두 참여
초반 흥행 성공할 듯…적정 인수가격 시각차 '변수'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의 첫단추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매각을 위해 예금보험공사가 23일 예비입찰을 실시한다. 두 지방은행 인수전에는 BS금융지주(부산은행)와 DGB금융지주(대구은행), 해당 지역 상공인연합, 대형 금융회사 등 7~8곳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인수가격에 대한 정부와 인수후보들 간 시각차가 커 ‘최고가 매각’ 방침이 실현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초반 흥행 성공, 유효경쟁 성립할 듯

두 은행 매각을 위한 초반 ‘흥행몰이’는 일단 성공할 전망이다. 경남은행에 대해선 BS금융과 DGB금융이 이미 강력한 인수 의사를 밝혔다. 경남은행의 총자산은 31조원대다. BS금융(46조원)이나 DGB금융(37조원)이 인수하면 자산을 70조원 안팎까지 늘릴 수 있다.

경남지역 상공인연합(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도 지역 기업 200곳으로부터 20억원씩 총 4000억원을 자체 조달하고,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트루벤인베스트먼트, 자베즈파트너스 등과 함께 국내외에서 돈을 추가로 끌어들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기업은행도 예비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다만 국책은행(정부 지분 68.9%)인 기업은행이 경남은행을 인수할 경우 ‘회전문 민영화’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광주은행 인수전도 유효경쟁이 성립할 것으로 보인다. JB금융지주(전북은행)를 비롯해 광주·전남상공인연합, BS금융, DGB금융 등이 광주은행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하기로 했다. JB금융은 PEF 운용사인 CVC캐피탈과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도 경남·광주은행 예비입찰 참여를 검토 중이다. 다만 두 회사 모두 흥행몰이를 원하는 정부에 대한 ‘성의 표시’ 차원에서 예비입찰 참여를 고민하고 있어 실제 인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적정 인수가격 시각차 커

유효경쟁이 성립되면 인수자를 가늠하는 잣대는 ‘가격’이 된다. 적정 인수가격을 보는 정부와 인수후보들 간의 시각은 크게 다르다.

그동안 정부가 예상해온 경남·광주은행 매각가격은 각각 1조3000억원, 9000억원 수준이었다. 자본으로 인정되지만 사실상 빚인 하이브리드채권을 뺀 경남·광주은행의 순수한 자기자본은 각각 1조9230억원, 1조2710억원 정도(6월 말 기준)다. 예보가 파는 지분 56.97%에 해당하는 가격은 각각 1조960억원, 7240억원이다. 여기에 10~2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으면 경남·광주은행 인수가격은 각각 1조2100억~1조3200억원, 8000억~8700억원에 이를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인수 후보자들의 시각은 다르다. 최근 은행권의 주가가 장부상 순자산을 밑돌고 있어서다. BS금융과 DGB금융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배다. 우리금융은 0.5배 수준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두 지방은행의 적정 인수가격은 PBR 0.7배를 적용한 수준에서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장부가가 아닌 시가 개념으로 봤을 때 경남·광주은행의 가격은 각각 7700억원, 51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20%를 얹는다고 해도 두 은행의 가격은 각각 9200억원과 6100억원 정도에 그친다.

정부는 이런 분위기를 감안, 유찰 기준이 되는 최소 예상 매각가격을 순자산의 1.0배 미만으로 정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지역정서·세제 지원 등 난제 수두룩

경남·광주은행을 지역 사회에 환원하라는 여론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꼽힌다. 두 지역 상공인들은 최근 잇따라 결의대회를 열고 지방은행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까지 힘을 보태고 있어 자칫 정치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우리금융이 지방은행을 분리해 매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7000억원 안팎의 세금을 해결해야 하는 점도 풀어야 할 숙제다. 공자위 관계자는 “연말까지 국회에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매각 자체가 중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창민/좌동욱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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