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 '고객동요 막기' 선제대응

입력 2013-09-22 17:05   수정 2013-09-23 06:14

동양증권 펀드런 우려 선제대응

금감원, 특별점검 왜…
유동성 현황 집중 점검
CP 불환전 판매도 체크



금융감독원이 동양증권에 대한 특별점검에 나서기로 한 것은 동양그룹 자금난으로 인해 동양증권을 이용하는 투자자들이 동요, 시장에 혼란이 생길 것을 사전에 차단하자는 의도에서다. 문제가 될 기업어음(CP)은 얼마나 되며, 이에 대비한 유동성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다. 여기에는 오리온그룹의 최대주주가 동양그룹을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깔려 있다.

○ CP 문제되면 ‘펀드런’ 우려

동양증권은 (주)동양,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동양시멘트, 동양파이낸셜대부 등 5개사가 발행한 기업어음(CP) 및 전자단기사채, 회사채 등을 개인투자자에게 상당부분 팔았다. 이 중 CP는 작년 5월까지 감독규정이 미비한 틈을 타 증권신고서 발행조차 없이 개인들에게 팔려나갔다. 불완전판매 논란이 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금융감독 당국은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이 발행한 뒤 아직 만기가 돌아오지 않은 CP 4900억원어치 중 상당부분을 개인투자자들이 갖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이 CP를 동양그룹에서 갚지 못하면 투자자들은 연 8% 안팎의 고금리를 받으려다 원금 자체를 날리는 큰 손해를 보게 된다. 금감원은 종금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큰 인기를 누렸던 동양증권이 판매한 계열사 CP에 문제가 생길 경우, CMA 계좌 이용자를 비롯해 펀드투자자 등이 대량으로 환매를 요청하는 사태(펀드런)가 생길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 고위 관계자는 “CMA 계좌의 경우 환매조건부채권(RP)이나 국공채 등에 주로 투자하기 때문에 해당 증권사가 판매한 다른 상품에 문제가 생겼다 해도 직접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며 “다만 증권사의 평판에 영향을 받은 고객들이 자산을 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유동성·불완전판매 살펴볼 듯
금감원은 특별점검을 통해 1차적으로 이 회사의 유동성 현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동요한 투자자들이 펀드 환매를 요청할 경우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지 파악하자는 차원이다.

CP 불완전판매 의혹도 일부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이 문제를 제기할 소지가 있는 불완전판매 여부도 일부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그룹의 자금사정 전체를 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만히 앉아서 동양그룹이나 동양증권에서 알려주는 것을 듣기만 해서는 현황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리온그룹은 22일까지도 동양그룹 지원 여부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금융감독 당국 관계자는 “동양증권을 통한 CP 차환이 10월 말부터 어려워지기 때문에 이제는 사실상 CP 발행이 끊긴 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담보대출이나 계열사 매각 등을 이미 모두 시도했기 때문에 동양그룹이 당장 쓸 수 있는 자금 조달 카드는 많지 않다.

이상은/안대규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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