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민영화의 첫 단추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이 23일 마감됐다.
경남은행 예비입찰에는 BS금융지주(부산은행)와 DGB금융지주(대구은행) 기업은행 등 4곳이, 광주은행 예비입찰엔 신한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전북은행) 등 7곳이 참여했다. 금융권에선 자금력이 앞선 기업은행과 신한금융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매각작업 초반 흥행 성공
경남은행 예비입찰엔 4곳이 도전장을 냈다. BS금융과 DGB금융, 기업은행, 경은사랑 컨소시엄 등이다. 경은사랑 컨소시엄은 경남·울산지역 상공인연합(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트루벤인베스트먼트, 자베즈파트너 등으로 구성됐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경남·울산지역 970여개 기업으로부터 1조원 이상의 투자의향서를 받아놨기 때문에 자금 조달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광주은행 예비입찰에는 7곳이 출사표를 던졌다. 신한금융과 JB금융, 광주·전남상공인연합, 광주은행 우리사주조합, BS금융, DGB금융, 지구촌 영농조합 등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국내 은행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균형 있는 지역별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광주은행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했다”며 “예비실사 과정을 거친 후 광주은행 인수를 통해 그룹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올릴 수 있는지 등을 검토한 뒤 본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의 호남지역 영업기반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호남지역 여·수신 규모는 각각 약 3조3000억원과 3조2000억원 수준이다. 은행 내 총 여·수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와 2.1%에 불과하다.
경남·광주은행 인수후보 가운데 자금력만 보면 기업은행과 신한금융이 우위에 있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 평가다. 다만 신한금융의 경우 이미 제주은행을 갖고 있는데 굳이 리스크를 무릅쓰고 지방은행을 또 인수할 필요가 있느냐는 사외이사 및 재일동포 주주들의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국책은행(정부 지분 68.9%)인 기업은행이 경남은행을 인수할 경우 역시 ‘도로 국책은행’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약점이 있다.
○본입찰 12월로 늦춰져
경남·광주은행 인수후보들이 예비입찰 제안서에 써낸 인수가격 차이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순자산(자기자본)을 그대로 인정한 장부가로 보느냐, 현 지방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인 0.6~0.7배를 적용한 시가로 보느냐에 따라 인수가격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경남·광주은행 인수가격은 각각 9000억~1조3000억원, 6000억~7000억원대일 것으로 금융권은 추산하고 있다.
본입찰은 당초 예상보다 한 달가량 늦춰진 12월 중으로 전망된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임기 만료된 공자위원의 재선임을 진행 중이어서 적격 인수후보(쇼트리스트) 선정 작업이 다소 지연될 전망”이라며 “당초 4주였던 예비실사 기간도 8주로 늘리기로 해 일정이 전체적으로 늦춰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남·광주은행의 새 주인은 올 연말이나 내년 초께 결정될 전망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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