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싸게 팔때 고급화 승부
백화점 미래 '패션 뮤지엄'…문화욕구도 충족 시켜야
“불 황이 지속되자 경쟁업체들은 가격을 낮췄지만 저는 생각이 달랐어요. 제품과 매장의 고급화를 추진해 고소득층을 집중 공략했지요.”
일본의 최대 백화점인 이세탄미쓰코시의 오니시 히로시 사장(57·사진)은 24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고급화야말로 20년 장기불황을 극복하는 열쇠인 동시에 온라인 등 다양한 유통채널이 함께 존재하는 새로운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는 핵심적 가치”라고 말했다. 오니시 사장은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소매업자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스탄불을 방문했다.
그는 “정부의 돈풀기식 경기부양에 힘입어 일본 백화점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이세탄미쓰코시의 호조세가 더 두드러지는 이유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대중화가 아닌 고급화에 주력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백화점 전체로 지난 상반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 늘어난 3조20억엔을 기록했다. 이세탄미쓰코시의 매출 신장률은 4.4%로 다른 백화점을 크게 앞선다.
오니시 사장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장기 불황 속에서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작업이 시작됐고 그것은 고객이 누구인가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리는 것에서 출발했다”며 “다중의 소비자가 아닌 소득수준 상위 5%의 고객이 매출을 좌우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경영전략을 완전히 다시 짰다”고 말했다. 특히 이세탄과 미쓰코시백화점이 통합한 2008년부터 본격화한 고급화 전략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동일본지진으로 일부 차질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일관되게 추진됐다. 그는 “상품 개발과 매장구성의 개념을 바꿔 매장을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문화를 즐기는 곳으로 전환시키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오시니 사장은 “지난 3월 내부 단장을 마치고 재개점한 신주쿠 본점은 고객이 고급스러운 문화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장소라는 점에서 이세탄미쓰코시의 전략이 가장 잘 드러난 곳”이라고 소개했다. 이세탄백화점의 신주쿠 본점은 단일 점포로는 전 세계 백화점 중 매출 규모가 가장 큰 곳으로 유명하다. 작년 2월 오니시 사장이 취임한 뒤 공간패션과 예술을 결합한 ‘패션 뮤지엄’으로 재탄생한다는 목표 아래 일본의 유명 건축가인 단게 노리다카와 디자이너 모리타 야스미치 등이 리모델링에 참여했다. 총 100억엔을 투입해 새로 선보인 매장의 특징은 상품판매 지역이 10% 이상 줄어들었다는 것. 대신 층마다 바 형태의 휴식공간이 들어서고 화장을 고치거나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고객편의시설이 늘어났다. 미술품 등을 전시하는 공간도 만들어졌다. 그는 “백화점은 하루 종일 머물면서 즐길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며 “결국 쇼핑은 물론 문화적, 오락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복합생활공간’으로 진화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니시 사장은 “한국의 백화점은 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복합 서비스를 제공해 경쟁력이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또 “신세계백화점의 고급 식품 전문관인 SSG푸드마켓에 가 보고 깜짝 놀랐다”며 “상류층 고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뚜렷하게 보였다”고 말했다.
이스탄불=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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