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얼마 전 괜찮은 매물(?)이 나와서 솔로인 친구에게 소개팅을 시켜주려 했다. '소개팅'이란 말에 솔깃해하던 친구는 충격적이게도 '게임하는 사람은 싫어'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싫으면 관둬라'라고 이야기했지만, 사실 굉장한 충격을 받았다. 게임을 좋아하는 게 어때서 이 남자는 차여야만 한 걸까.</p> <p>한 지인도 군대에 다녀와서 복학한 후 온라인 게임을 즐겨 했는데, 학교 친구들에게 그 사실을 숨겼다고 한다. 특별히 게임 때문에 학교에 빠지거나 생활에 소홀한 적은 없지만, 단순히 게임을 하는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편견이 생길까봐 철저히 숨긴 것이다. 그 친구를 포함한 게이머를 싫어하는 여성들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다. '단언컨대 게임을 좋아하는 남자는 좋은 남자친구입니다.'</p> <p>우선 게임을 좋아하는 남자들은 대체적으로 컴퓨터에 대해 웬만한 건 꿰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여자라고 화장품 이름을 다 아는 건 아니듯이 남자라고 컴퓨터에 대해 다 아는 건 아니다. 하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의 경우 일반적인 사람들보다 컴퓨터를 이용하는 시간이 길다보니 자연스레 컴퓨터에 대해 잘 알게 된다.</p> <p>물론 컴퓨터 기사님이 아니므로 전문적인 것은 모를 수 있지만, 갑자기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거나 속도가 느려지거나 이상한 소리가 나는 경우 간단하게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다.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믿음직스럽게 해결해주는 게이머는 21세기형 백마 탄 왕자님이다.</p> <p>게임을 좋아하는 남자들은 대체적으로 건전하다. 물론 GTA 시리즈같이 파격적인 게임으로 따지자면 '건전함'에서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주말에 친구들과 PC방에서 오른손은 마우스, 왼손은 키보드에 놓고 LOL로 우정을 쌓으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클럽에서 오른손은 술잔, 왼손은 헐벗은 여인의 손에 놓고 사랑을 쌓는 것보다 건전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소박함도 더한다.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남편의 생일선물'이란 제목의 카카오톡 대화 캡처는 게이머들을 웃프게(웃기고 슬픈) 했다. 생일인 남편이 아내에게 '오늘 내 생일인데 선물 없어?'라고 묻자 아내는 '주말에 하루종일 게임하게 해줄게'라고 대답했다. 남편은 '오오!!'라며 기뻐하는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p> <p>연애하는 여자치고 '나 얼만큼 좋아해?'라고 물어보지 않은 여자는 없을 것이다. 복잡하고 오글거리는 말 대신 게임을 통해 사랑을 쉽게 확인할 수도 있다. 한동안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LOL을 하는 도중 문자를 보낸다면, 그건 진짜 좋아하는 거다'라는 글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사실 함정이 있다. 게임이 로딩하는 시간이나 캐릭터가 죽었을 때 문자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p> <p>이보다 더 확실한 방법이 있다. 바로 함께 게임을 하는 것이다. 원거리 딜러지만 탱커보다 앞에 가서 싸우고, 힐러지만 '힘'이 붙은 아이템을 입고 게임을 플레이를 해본다면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억지로 귀찮은 듯 짜증 섞인 말투로 대꾸하는 게 아니라 자상하고 섬세하게 하나하나 가르쳐주려고 한다면 진짜 좋아하는 것이 확실하다.
'남자 취미 호감도'라는 표가 있다. X은 '간지', Y축은 '품위'로 간지와 품위를 모두 충족시키는 취미는 '요트타기'이다. 게임을 찾아보니 '비디오게임', '보드게임', '온라인 게임', '카드게임' 모두 거의 0에 수렴하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즉 품위도 간지도 거의 없다는 것이다.</p> <p>하지만 이 표에는 치명적인 허점이 있다. 간지와 품위는 다른 말로 '돈'과 '허세'로 바꿀 수 있다. 즉 취미생활을 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뜻이다. 하지만 게임의 경우 특별히 비싼 아이템을 사지 않는 경우 크게 돈이 들지 않는다.</p> <p>오죽하면 아침 9시부터 6시까지 회사에서 일하고, 퇴근 후에는 집에 와서 온라인 게임을 즐긴 한 남성은 의도치 않게 재테크를 할 수 있었다. 필요 이상의 술자리나 쇼핑을 근절하고 온라인 게임을 즐긴 결과 자동으로 돈을 절약하게 된 것이다.</p> <p>게임을 좋아한다고 해서 데이트를 0과 1의 세계에서 즐기지도 않고, 여자가 원하지 않는 이상 만나서 PC방에 가야하는 것도 아니다. 게임하느라 폐인 같은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굳이 게임이 아니라 무얼 하더라도 똑같을 것이다. 게임을 좋아하는 문제가 아니라 생활 태도의 문제인 것이다. 게임 좋아하는 남자, 그렇게 나쁘지 않다.</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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