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해외 시장에서 내놓은 '금색' 갤럭시S4를 두고 인터넷이 들썩이고 있다. 애플이 금색 아이폰5S로 돌풍을 일으키자 이를 견제하기 위해 따라한 것 아니냐는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6일 국내 포털사이트 휴대폰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때 아닌 '금' 난리가 벌어졌다. 전날 삼성전자 중동법인이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갤럭시S4 골드(금색) 에디션'(골드핑크, 골드 브라운)을 소개하는 글과 사진을 올린 것이 발단이 됐다.
누리꾼들은 "아이폰5S가 인기를 끄니 발빠르게 금색 갤럭시S4를 내놓은 것이다" "아직도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쓰는 것이냐" "아이폰5S와 비교하면 '영혼없는 색상'이다"는 등의 날선 비판을 제기했다.
미국 온라인 매체 허핑턴포스트는 "금색 아이폰5S가 출시된 지 단 5일만에 삼성전자가 골드 제품을 발표했다"며 "삼성은 애플을 너무 사랑한다"고 비꼬았다. IT전문매체 매셔블도 "삼성전자가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중동 쪽에서 금색 갤럭시S4를 선보였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측은 그러나 "페이스북에 올라온 금색 갤럭시S4는 이미 지난 8월말부터 아랍에미레이트(UAE) 지역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라며 "중동에서는 금색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 선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금색 모델은 일반폰(피처폰) 시절부터 꾸준히 내놓았다"며 "국내에서는 수요가 많지않아 중동,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주로 출시했는데, 왜 갑자기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아르마니폰, 매직골드폰 등을 비롯해 다양한 금색 휴대폰을 출시한 적이 있다. 지난달에는 중장년층을 겨냥한 금색 폴더형 스마트폰을 국내에 내놓았다. LG전자는 '시크릿폰' 팬택은 '듀퐁폰' 등에서 금색을 사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색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휴대폰 제조사들이 종종 채용해왔고 중동, 아프리카, 중국 등에서 주로 팔려왔다"며 "애플이 금색을 처음 사용한 것도 아닌데 이를 '따라하기'라고 말하는 건 무리"라고 지적했다.
지난 20일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한 아이폰5S는 첫 주말에만 900만대 넘게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70% 가량이 금색 모델로, 이 제품은 품귀현상까지 빚으며 인터넷에서 100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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