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경기민감주들 중에서도 가격 메리트 뿐 아니라 펀더멘털(내재가치) 개선이 겸비된 종목군들이 차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간(지난 25일 기준) 코스피지수 반등 과정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낸 업종은 건설, 조선, 증권, 전기전자 등의 경기민감 업종이었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2010선을 회복한 지난 16일까지 그동안 소외돼 있던 업종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코스피 200 조선·운송 업종지수가 8.84% 뛴 것을 비롯해 기계(8.37%), 건설(13.47%), 증권(7.67%), 철강금속(5.69%) 등의 업종지수 상승률이 코스피지수(6.65%)를 크게 웃돈 것.
그러나 이달 16일 이후 코스피지수가 조정을 받으면서 관련 업종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철강금속 업종이 -2.26% 떨어졌고, 건설(-1.38%), 증권(-1.18%), 전기전자(-1.06%) 등도 코스피지수(-0.36%)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손위창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 상승을 주도한 IT, 자동차, 조선, 철강, 기계 등 경기민감 업종의 강세 요인이 원화 강세와 삼성전자 중심의 3분기 이익 전망치 하향 여파로 약화됐다"며 "지수 단기 상승에 따른 부담 역시 관련 업종 상승의 저해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반등 초기 과정에서 경기민감주의 가격 메리트가 매력 요인으로 부각돼 상승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앞으로는 업황 회복 정도 등 펀더멘털 개선 여부에 따라 주가 차별화가 진행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종에 비해 철강과 화학업종에 관심을 갖는 전략이 필요하고, 업종별 상대적 매력을 놓고 볼 때 가장 투자메리트가 높은 업종은 조선업"이라고 진단했다.
조선업은 단순히 수급과 투자심리 개선 뿐만 아니라 펀더멘털의 동반 회복이 가장 뚜렷하게 확인되고 있는 업종이라고 평가했다. 조선주와 함께 풍력산업 성장 수혜가 기대되는 조선 기자재 업체들도 관심 가질 것을 주문했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증시는 외국인 수급, 업종 상승 패턴 등의 측면에서 2006년 말 상황과 유사한데, 최근 시장 주도업종 역시 경기 민감 업종"이라며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내년 이익 개선 전망이 최근 화학, 철강, 조선 업종의 주가 상승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한국 주식을 사들이는 외국인 투자자의 주류가 미국계 자본으로 파악되는데, 통상적으로 장기투자 성향이 강하다는 점에 비춰 내년 이익 성장을 염두에 두고 최근 관련주 '사자'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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