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한 점 서면으로 낙찰받아 거실 분위기 확 바꿔 볼까.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대표 이학준)이 오는 30일 오후 5시 새로운 경매 방식인 ‘서면경매’를 국내 처음 진행한다. 서면경매는 전시 기간에 현장에서나 팩스(02-395-0338), 홈페이지(www.seoulauction.com)를 통해 구매를 원하는 작품에 대해 서면으로 응찰하면 가장 높은 금액으로 응찰한 고객이 작품을 낙찰받는 경매방식이다.
서울옥션 측은 “서면경매는 현장경매 방식과는 달리 작품 추정가보다 50~70% 인하된 가격에서부터 누구나 응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경매는 작품별 응찰 가능한 최저·최고 추정가가 책정돼 있고, 고객은 최저 추정가 이상으로만 응찰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서면 경매에서는 추정가보다 낮은 가격에 응찰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이번 서면경매에는 김환기 천경자 박서보 이강소 김창열 등 국내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과 조각 고서화 등 270점(추정가 약 20억원)이 출품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고암 이응로의 드로잉 130점. 풍경과 인물 등을 소재로 한 고암의 반복적 연구와 그림에 대한 열정이 녹아 있는 작품이다. 1968년 대전교도소 투옥 당시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작품의 추정가는 3000만~5000만원이다.
‘미술시장의 대장주’ 김환기 화백의 소품 ‘무제’(6000만원~1억원), 천경자의 ‘해바라기’(4500만~5500만원), 물방울 화가 김창열의 ‘밤’(1500만~2500만원), 박서보 ‘묘법’(7000만~1억2000만원), 김병종 ‘생명의 노래’(800만~1200만원), 정종미 ‘미인도’(800만~1500만원), 추상화가 오수환의 2003년작 ‘적막’(1500만~3000만원) 등도 시중가보다 낮은 가격에 나와 있다.
이학준 서울옥션 대표는 “미술품 경매 문화를 확산하고, 구매자들이 미술품 경매에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서면경매를 연다”고 말했다. 출품작들은 30일까지 서울 평창동 서울옥션 경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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