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4대문 안 1도심서 '3도심 체제'로 전환
수도권 철도 확충…임대주택 비율 늘려
앞으로 20년간 지속될 서울의 마스터플랜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금까지 20여년간 지속됐던 ‘4대문 안 일대’를 핵심축으로 한 골격에 영등포·여의도와 강남권 등 2곳을 추가해 ‘3각 도심 체계’로 세분화한 게 가장 특징이다.
26일 서울시는 2030년까지 서울시가 추구할 변화와 발전 방향을 담은 법정 최상위 계획인 ‘2030 서울플랜 도시기본계획안’을 내놨다. 계획안이 확정되면 앞으로 서울지역 모든 도시정책 수립의 기본 틀 역할을 하게 된다.
○동북·서남권 ‘균형 발전’
이번 기본계획은 1990년 최초로 세워졌던 법정 도시기본계획의 5부도심·11지역중심’의 기본 체계를 ‘3도심·7광역중심·12지역중심’으로 바꿨다. 한양도성과 강남·영등포, 그리고 여의도 등 3개의 도심을 중심으로 용산, 청량리, 왕십리, 창동, 상계, 상암, 수색, 마곡, 가산, 대림, 잠실 등 7곳을 광역중심지로 지정했다. 이외에 동대문, 성수, 망우, 미아, 연신내, 불광, 신촌, 마포, 공덕, 목동, 봉천, 사당, 이수, 수서, 문정, 천호, 길동 등 12곳은 지역중심지로 정해졌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균형도시로 만들기 위해 1개축 중심의 도시를 3개축으로 개편했다는 게 서울시 측의 설명이다. 도심 이하 단계인 광역중심지와 지역중심지 개념은 지역별 특성을 감안한 자족기반 확충이 핵심 개념이다.
이로써 ‘도심’은 세계 대도시권 간 경쟁에 대응하는 역할을, 기존 부도심을 대체하는 중심지로 이번 계획에 첫 도입된 ‘광역중심’은 광역 대도시권의 고용기반 창출과 확산 등의 역할을 맡게 된다. 특히 각 권역은 △복지·교육·여성 △산업·일자리 △역사·문화·경관 △환경·에너지·안전 △도시공간·교통·정비 등 5대 핵심 이슈를 중심으로 개발된다.
박원순 시장은 “이번 도시기본계획에 대한 개념은 ‘소통과 배려가 있는 행복한 시민도시’이고, 향후 20년간 서울의 도시경영에서 최상위 가치 판단의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동북권 도심권 서북권 서남권 동남권 등으로 나눈 5대 권역을 140개 지역생활권계획으로 세분화하는 작업도 2016년까지 마무리짓기로 했다. 해당 계획안 역시 새 도시기본계획인 ‘3도심·7광역중심·12지역중심’에 맞춰 수립된다.
이번 2030 서울플랜 역시 사전 준비 단계에서부터 시민 전문가 공무원 등 108명으로 이뤄진 ‘서울플랜수립추진위원회’가 참여했다.
○철도 등 교통난 해소 방안도 포함
서울시는 수도권 거주 직장인들의 출퇴근 유입으로 생긴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해 철도 확충 방안도 내놨다. 최근 발표한 9개 경전철 노선과 별도로 수도권 서북·동남권과의 연계성을 더 강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신분당선은 4대문 내 도심을 거쳐 고양 삼송까지 연장한다는 계획이다. 인천~가산~강남 잠실을 잇는 남부 급행철도도 건설한다. 다만 이들 시설은 모두 국토교통부와 협의사안이어서 계획대로 실행되기까지는 변수가 있다.
‘2030 서울플랜’의 핵심 내용은 오세훈 전 시장이 2011년 수립했던 ‘2030 도시기본계획안’의 골격을 대부분 유지하고 있다. 당시에도 도심과 강남, 여의도·영등포를 ‘3핵’으로 명명하는 등 ‘3핵-3부핵-13거점’(총 19개소)이 핵심 개념이었다.
다만 지난해 박 시장이 이 계획안을 전면 재검토하면서 공간계획 이외에 복지, 교육, 문화, 경관, 에너지 등 시정 전반에 걸친 핵심 이슈와 세부계획을 포함시켰다. 예를 들면 2030년까지 최저소득기준 보장률은 현재 48%에서 100%로, 국공립어린이집 보육분담률은 11%에서 35%로, 공공임대주택 비율은 5%에서 12%로 각각 늘리는 등 구체적인 지표들을 설정한 것이다.
복지 증대와 관련한 약속 17개도 담았고 자연 및 문화유산 보존에 관심이 많은 박 시장의 철학을 반영해 ‘녹지축’도 명문화했다. ‘100인 시민참여단’을 비롯해 시민과 전문가 250여명이 계획수립 과정에 참여했다.
일각에선 ‘2030 서울플랜’ 발표가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당초 5년 안팎으로 재검토해야 하는 사안인데 2006년에 발표한 이후 너무 늦은 것”이라며 반박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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