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사 대표, ‘신흥갑부’ 1년 만에 2800억 증발…왜?

입력 2013-09-27 09:58  



모바일 게임사 대표들의 보유지분 가치가 최근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 3년 전 ‘신흥갑부 유망주’로 떠올랐지만 최근 1년 사이 상황이 달라진 것. ‘애니팡’으로 확산된 모바일게임 열풍이 다소 주춤한 뒤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게임 거품’ 우려도 나오고 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종가 기준으로 주요 모바일게임 3사의 대표 지분평가액은 1년 여 만에 약 2800억원 증발했다.

박지영 컴투스 대표의 지분평가액은 3분의 1토막이 났다. 지난해 10월 7만6000원으로 고점을 기록했을 당시 박 대표의 지분가치는 491억3900만원. 1년 뒤 현재 지분가치는 172억9600만원으로 64.80%가 줄었다. 이 기간 컴투스 주가는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위메이드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10월 고점을 찍은 뒤 주가가 28% 가까이 빠지면서 위메이드 창립자인 박관호 대표의 평가이익이 줄었다. 1년 전 5013억8170만원에 달하던 박 대표의 지분가치는 3637억9300원으로 약 27% 떨어졌다.

송병준 게임빌 대표 역시 주가가 전고점을 기록한 지난해 11월에 비해 평가이익이 1202억원(55%) 줄었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까지 불리던 모바일 게임 시장이 정체 현상을 보이면서 올 들어 이들 게임사의 주가도 대폭 떨어졌기 때문이다.

최근엔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들까지 ‘모바일 게임’으로 전환하면서 중소형 모바일게임사들의 살 길은 더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수명이 짧은 모바일 게임시장은 더 이상 블루오션이 아니라는 공감대도 형성되고 있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사 대표들이 2000년 초반 벤처 버블처럼 ‘모바일 버블’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대폭 구조조정을 통해 ‘버티기’에 나선 모바일 게임사가 있는가 하면, 대형게임사로의 인수설에 휩싸인 곳도 있다.

황승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모바일게임업체들에 대한 시장의 눈길이 차가워졌다”며 “2012년 하반기 시장에서 부여했던 주가 프리미엄을 2013년 실적으로 정당화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황 연구원은 모바일게임사들이 단기적으로 해외 서비스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위메이드는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오는 10월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게임빌도 중국 ‘360’을 통해 중국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김현석 한양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부진 우려는 이미 주가에 선반영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해외 진출 및 신작 성장동력(모멘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저가 매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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