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럽고 숨차고…어르신들 빈혈, 치매 위험 높여

입력 2013-09-27 16:52   수정 2013-09-27 23:56

생생칼럼

홍창형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삼국지에 나오는 노장 황충은 고령의 나이에도 무예가 출중했을 뿐 아니라 지혜와 인품이 훌륭해 유비가 총애하는 오호대장군 중 한 명이 됐다. 시위를 당기면 활이 부러질 정도로 힘이 장사였던 황충은 “내 비록 나이는 먹었지만 매일 서말의 밥을 먹고 열근의 고기를 먹소이다”라고 노익장을 과시했다고 한다. 소설에서나 가능한 식성이지만 말년까지 혈기 왕성했던 황충에게 적어도 빈혈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빈혈은 피가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보다 정확하게는 혈액 속에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 농도가 남자는 13g/dL 미만, 여자는 12g/dL 미만일 때 빈혈이라고 진단한다. 인간은 5분만 숨을 못 쉬어도 사망한다. 24시간 항상 충분한 산소가 공급돼야 한다. 온몸 구석구석 산소 공급을 담당하는 혈액이 부족하면 우리 몸은 여기저기 탈이 난다. 특히 혈액량의 20% 정도를 매일같이 사용하는 뇌는 빈혈이 생기면 기억력 등 인지기능이 급격히 떨어진다.

얼마전 빈혈이 있는 노인이 치매에 걸릴 위험이 1.5배 높아졌다는 연구결과를 해외학술지에 발표한 바 있다. 평균나이 76세인 지역사회 노인 2552명을 11년 동안 추적 관찰해서 얻은 결과다. 빈혈로 뇌에 산소공급이 부족해지면 뇌신경세포가 손상돼 인지기능 저하를 유발하고, 결국 치매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 노인에게 빈혈은 매우 흔한 증상이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20세 이상 성인은 100명 중 6명이 빈혈이지만, 70세 이상 노인은 100명 중 14명이 빈혈 증상을 겪는다. 나이가 들수록 빈혈이 많아지는 것이다.

빈혈이 생기면 어지러움을 잘 느끼고 쉽게 피곤해지며 얼굴이 창백해진다. 이유 없이 가슴이 두근거리고,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오른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빈혈을 의심해볼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없다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빈혈이 만성화되면 무증상인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빈혈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가까운 병의원이나 보건소에서 혈액검사를 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 기본혈액검사항목에 빈혈검사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정기검진을 통해서도 빈혈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다.

빈혈은 원인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노인에게 흔한 빈혈은 우선 비타민B12,철분 등의 영양소가 부족한 영양결핍이다. 규칙적으로 식사를 잘 챙겨 먹지 못하는 노인에게 영양결핍이 잘 생긴다.

특히 만성 알코올 중독자는 영양결핍이 더 잘 온다. 둘째로 만성염증을 동반한 질환이 있을 때 빈혈이 잘 생긴다. 셋째는 위염이나 대장 폴립 등 위장관 출혈이 있을 때 빈혈이 생긴다. 또 콩팥 기능이 감소하면 조혈호르몬의 분비가 감소해 빈혈이 자주 발생한다.

빈혈의 원인을 살펴보면 빈혈이 직접적으로 치매를 유발하지 않더라도 빈혈이 생기는 다양한 원인 자체가 치매 유발에 위험요인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치매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평소 적당량의 육류와 콩, 시금치, 들깨 등의 채소를 자주 먹는 식생활이 중요하다. 또 정기검진을 통해 빈혈을 예방 관리할 필요가 있다.

홍창형 아주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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