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무상복지의 허구성이 끝내 드러나고 말았다. 보편적 복지 확대와 재정 건전성을 동시에 말하는 이중언어가 한계에 부딪히는 것은 사실 시간문제였다. 주목할 것은 하위 70%라는 기묘한 언어다. 철학의 빈곤이 그대로 드러나고 말았다.
복지는 자력으로 회생이 어려운 극빈층이나 장애인 등 가난한 이웃을 도와 사회 시스템으로 복귀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국가의 지원이나 보완은 당연히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계층에게 집중돼야 한다. 그래야 사회가 건강해지고 국가 시스템이 지속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 보편적 복지가 아니라 선별적 복지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구나 하위 70%라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국민 대부분을 하위층이라고 부르는 언어의 오용이다. 하위라는 말은 10%나 20%, 최대한 30% 이하일 때 쓰는 말이다. 가난한 노인도 많지만 부자도 필연적으로 노인이 된다. 평생에 걸쳐 재산을 축적해오지 않았나. 같은 70대라고 누구에게나 20만원의 용돈을 준다고 하면 이병철 회장, 정주영 회장이 지하에서 웃지 않겠는가.
정부는 중산층 70%를 육성하겠다고 말한다. 이 목표가 달성되면 상위층과 하위층은 모두 합쳐도 30%로 줄게 된다. 하위 70%라는 말은 모순적이며 정치적이다. 이러다간 하위 99%라는 말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정부가 지원해야 할 국민이 많다는 것은 국가가 그만큼 병들어 있다는 것을 말할 뿐이다. 썩은 철학, 공짜복지론의 허구성이 만드는 촌극이다. 여유 있는 노인들이 나서서 우리는 정부 지원이 필요없다고 말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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