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납기 준수 등 최강…2012년 특허분쟁 이후 애플 '脫삼성' 전략 무위로
2015년 A9까지 납품 예약
애플이 돌아왔다. 삼성에 2007년 아이폰 탄생 때부터 맡겨온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파운드리(위탁생산)를 내년, 내후년에도 계속 맡기기로 한 것이다.
애플은 작년 특허분쟁 이후 공급처에서 ‘탈(脫)삼성’ 전략을 추진해왔지만, 이번에 다시 한번 삼성 외에는 마땅한 기술력과 규모를 가진 대체 협력사를 구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절감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애플 리스크’를 극복하게 된 삼성전자로서는 실적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왜 돌아왔나
애플은 1970년대부터 삼성 부품을 써온 삼성의 핵심 고객이다. 2011년엔 삼성전자의 AP와 모바일 D램, 낸드 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삼성SDI의 배터리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액정표시장치(LCD), 삼성전기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 연간 10조원이 넘는 부품을 샀다. 그해 삼성전자의 가장 큰 고객이 애플이었다.
특히 AP는 2007년 6월 출시한 아이폰부터 계속 맡겨왔다. 지난 9월 출시된 아이폰5S, 5C에 들어간 A7칩도 삼성이 만들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메모리에 비해 뒤처진 시스템반도체 기술을 애플에서 배웠고, 애플은 성실히 납기와 품질을 맞춰주는 삼성전자와 거래를 이어갔다.
순탄하던 양사 관계는 특허 분쟁이 본격화된 작년부터 삐걱댔다. 애플은 ‘탈삼성’을 추진하며 모바일 AP도 공급처를 바꾸는 방안을 추진했다. 대만 언론 등은 작년부터 애플이 대만 TSMC에 아이폰6에 들어갈 20나노 AP 주문을 맡겼다고 연이어 보도했다.
그러나 파운드리업계 1위 TSMC는 애플에도 호락호락한 협력사가 아니었다. ‘파운드리’란 사업을 일군 TSMC는 시장점유율 50%가 넘는 업계 1위다. 퀄컴 브로드컴 엔디비아 등 시스템반도체 업체 대부분을 고객으로 확보해 꾸준히 3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해왔다. 지난 2분기에도 매출 1558억대만달러(약 5조7000억원), 영업이익 576억대만달러(약 2조900억원)로 37%의 영업이익률을 올렸다.
애플은 그렇게 많은 마진을 협력사에 주는 회사가 아니다. 삼성전자가 애플 AP 납품으로 번 영업이익도 10%대 초중반으로 추정돼 왔다. 특히 애플은 최근 자체 영업이익률 하락으로 곤란한 상황이다.
여기에 TSMC의 기술력을 100%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TSMC는 지난해 28나노대 미세공정에서 수율 높이기에 어려움을 겪으며, 고객사인 퀄컴이 제때 AP를 납품받지 못한 적이 있다.
이에 따라 애플은 삼성에도 파운드리를 줘 AP에서도 ‘멀티밴더(여러 납품사) 전략’을 취하기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아이폰5S부터 5S와 5C 두 종류를 내놓으면서, 향후 AP도 두 종류로 만들 필요가 생겼다. 삼성은 20나노뿐 아니라 이미 최첨단 14나노 공정까지 개발해 애플로부터 내후년 ‘A9’ AP 납품을 약속받은 상황이다.
삼성은 올 4월께 애플의 제안을 받은 뒤, 20나노 AP를 건너뛰고 아예 14나노로 넘어가는 방안을 타진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지난 7월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20나노 파운드리를 내년에 하겠지만 이는 임시로 하는 것이며 라이프사이클이 짧을 것”이라며 애플에 대한 20나노 AP 공급을 암시하기도 했다.
○삼성-애플 관계는 어떻게 될까
지난 3년간 삼성전자 내에서 가장 성장률이 컸던 사업 중 하나가 시스템반도체다. 시스템LSI사업부는 애플 AP 파운드리, 자체 엑시노스 판매 등 모바일 AP를 바탕으로 2009년 4조4000억원이던 매출을 작년 14조원(추정)으로 키웠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AP를 애플에 납품해 거둔 매출이 4조원을 넘는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애플의 이탈로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해왔다. 여기에 올해 자체 개발한 옥타코어 AP가 발열문제 등으로 삼성 스마트폰에마저 일부만 채택돼 시스템LSI사업부의 실적은 최근 부진했다. 그러나 이번 애플 공급 재개로 한숨 덜게 됐다.
애플이 AP 주문을 맡겼다고 해도 양사 간 긴장관계가 해소될지는 의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애플과의 특허 소송은 계속 진행 중”이라며 “합의를 위한 물밑 협의나 조정 등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애플은 ‘탈삼성’ 기조 속에서 삼성이 가장 앞선 기술을 갖고 있거나, 삼성에서밖에 구할 수 없는 부품만 계속 쓰고 있다. 관계 개선이 이뤄진 건 아니란 얘기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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