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 "국제 기준대로 설치"
한국전력과 LS전선이 해저케이블 공사비 1800억원을 놓고 1년 넘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발주업체인 한전은 시공업체인 LS전선이 케이블을 바다 밑바닥 3m 아래에 설치해야 하는 당초 계약을 이행하지 않은 만큼 돈을 못 주겠다고 주장한다. 반면 LS전선은 국제 기준대로 해저 지형을 고려해 케이블을 매설했기 때문에 공사비를 지급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한전과 LS전선은 작년 10월부터 상설 중재기관인 대한상사중재원(중재원)에서 1874억원 공사비 지급을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다.
양측의 싸움은 작년 5월 시작됐다. LS전선이 한전의 요구대로 2009년 5월부터 3년간 전남 진도와 제주 간 122㎞ 구간을 해저 케이블로 연결하는 공사를 끝냈지만 공사비를 받지 못하면서부터다. 총 공사비 3300억원 중 2100억원은 받았지만 나머지 1200억원을 받지 못했고 추가 공사로 674억원이 더 들었다는 게 LS전선 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LS전선은 작년 10월 중재원에 1874억원을 돌려달라고 중재를 신청했고 지난 5일 3차 심리가 열렸다.
LS전선은 이날 심리에서 “한전이 이미 우리가 설치한 해저케이블을 쓰고 있고 국제 기준대로 공사를 끝낸 만큼 공사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전은 “당초 계약에서는 해저케이블을 바다 밑바닥 3m 아래에 설치하기로 했는데 LS전선이 이 계약을 지키지 않아 공인기관의 검증이 끝나기 전까지 공사비를 지급할 수 없다”고 맞섰다.
그러나 LS전선은 “일부 구간의 해저지질이 암석으로 돼 있어 모든 구간에 걸쳐 3m 깊이로 케이블을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해저 지형을 정밀조사한 뒤 최종적으로 계약하기로 한 만큼 무조건 3m로 매설한다는 최초 계약은 잠정 계약에 불과하다”고 받아쳤다.
중재원은 오는 11월14일 최종 심리를 연 뒤 이르면 내년 초 최종 판정을 내릴 예정이다.
조미현/정인설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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