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3] "페이스북 성공 비결은 직원에 '실패할 자유' 최대한 준 것"

입력 2013-09-29 17:12   수정 2013-09-30 03:10

인터뷰 - 마단 나갈딘 페이스북 아시아·태평양 인사총괄 부사장

간섭 줄이고 자율성 부여할 때 창의성 발휘
인재 영입 잘한 저커버그…직원 만족도 99%
세계화 빠른 한국, 모바일 커뮤니티활동 늘려야



“많은 회사가 인재가 부족하다는 말들을 합니다. 인재가 없어서가 아니라, 인재를 키우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마단 나갈딘 페이스북 아시아·태평양 인사총괄 부사장은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위계 서열에 따라 명령하고 통제하는 회사는 인재를 키우기 힘들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경직된 기업 문화를 버리고, 조직의 자율성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나갈딘 부사장은 오는 11월5~7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3’에 참석해 7일 ‘기업과 인재’를 주제로 한 D4세션(조직 경쟁력 강화를 위한 SNS 활용법)에서 페이스북의 인재 양성 전략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페이스북은 어떤 인재를 원하나.

“창의성을 가진 사람이다. 창의성이란 강요되지 않은 생각이다. 이런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 미래 사회에 필요한 인재다. 창의적인 인재 양성은 기업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직원들이 마냥 관리자의 승인만 기다리게 만드는 과거의 기업 문화로는 창의적인 인재를 키울 수 없다. 기업은 관료주의를 버리고 불필요한 결재 과정을 없애야 한다. 이렇게 하면 직원들은 자연스럽게 좀 더 대담해지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기업들이 인재 양성을 위해 가장 중점을 둬야 할 부분은.

“사람을 모든 일의 중심에 두고 최우선 순위로 생각해야 한다. 관리자의 역할은 직원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기업은 직원들이 끊임없이 혁신을 시도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이를 위해 직원들에게 ‘실패할 수 있는 자유’를 최대한 제공해야 한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상사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직원들이 좀 더 대담해지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관리자는 직원들에게 일방적인 지시가 아닌 적절한 피드백을 주는 사람이 돼야 한다.”

▷페이스북은 인재 양성을 위해 어떤 전략을 갖고 있나.

“페이스북의 비전은 세상을 좀 더 개방적이고, 연결된 곳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 같은 회사의 비전을 인재 양성 전략에도 그대로 적용한다. 개방성을 가진 관리자가 각자의 팀을 지도하고 발전시키는 데 큰 관심을 두도록 하고 있다. 팀원들 역시 개방성을 기초로 관리자들에게 지속적인 피드백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회사와 직원 간의 강한 신뢰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 또 이런 페이스북의 문화가 세계 각지에 진출해 있는 페이스북에 자리잡게 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이 지역에서 페이스북 입지를 굳히기 위해 노력 중이다.”

▷페이스북 직원들의 만족도는 높은가.

“지난해 직원 평가에서 5점 만점에 평균 4.7점을 받았다. 특히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에 대해서는 99%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페이스북 직원들은 회사의 강점으로 도전하는 분위기와 똑똑한 동료들,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 등을 꼽았다.”

▷한국 기업들에 인재 양성과 관련해 조언한다면.

“한국 기업들이 지금보다 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전 세계 최고의 인재들을 영입하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능력을 가진 인재풀을 더 크게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한국 기업뿐 아니라 세계 모든 기업에 필요한 일이다. 기업의 리더는 강력한 인재 관리 기법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자신의 리더십이 회사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고민해야 한다.”

▷인재 영입을 위해서는 어떤 기업 문화가 필요한가.

“갈수록 많은 직장인들이 평등한 문화를 가진 직장을 요구하고 있다. 평등한 직장이란 위계 서열이 없는 구조를 갖춘 곳이다. 과거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이 직원들에게 명령하고 통제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를 바꿔야 한다. 기업이 혁신을 통해 성장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실험해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패를 하더라도 기업은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기업이라면 인재들이 앞다퉈 몰려들 것이다.”

▷페이스북은 한국 시장을 어떻게 보나.

“이미 한국의 페이스북 가입자 수가 1000만명을 넘었다. 한국의 세계화 속도가 빠른 덕분이다. 땅은 넓지 않지만 활동 무대가 넓어지면서다. 한국에서는 앞으로 모바일 사업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과 협력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상공인을 대상으로도 페이스북 마케팅을 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투자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페이스북은 앞으로 어떤 전략을 실행할 것인가.

“사용자를 더욱 늘려 글로벌 커뮤니티를 확장할 것이다. 특히 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바일 기기로 페이스북을 이용하게 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사용자 참여를 촉진할 소셜 제품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상품 개발자들이 페이스북을 활용해 좋은 제품을 개발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좀 더 개방되고, 좀 더 연결된 세상을 만들면 경제가 보다 튼튼해지고 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서비스를 만든 게 아니라,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돈을 번다.”

▷이번 인재포럼에서 강조할 내용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오늘날 세계는 서로 강하게 연결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세대들은 그동안 기업들이 고수하고 있는 근무 환경을 바꿀 것을 요구한다. 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많은 기업의 근무 구조는 변하지 않고 있다. 기업들은 변화한 환경에 따라 일을 처리하는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명령하고 통제하는 방식의 기업 모델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를 고수하는 기업들은 인재를 양성하지 못해 위기를 맞을 수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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