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문, PGA 관록 앞세워 '귀향 우승'

입력 2013-09-29 18:19   수정 2013-09-30 02:37

신한동해오픈 3타차 정상…40개월만에 국내 챔프
'송곳 샷'으로 그린 적중률 72%·위기 관리도 탁월




배상문(27·캘러웨이)이 롤러코스터를 탄 것 같은 경기를 펼쳤지만 전날 6타 차 선두를 지키며 한국 무대에서 40개월 만에 우승했다. 미국 PGA투어 진출 2년차로 올해 바이런넬슨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올린 그는 이날 많은 한국 팬들 앞에서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여덟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배상문은 29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GC(파72·7413야드)에서 열린 KGT 신한동해오픈(총상금 10억원) 4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쳤다.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로 배상문은 2위 류현우(32·6언더파 282타)에 3타 앞선 1위로 대회를 마쳤다.

자신의 신한동해오픈 첫 우승이자 KGT 통산 8승째다. 배상문은 많은 상금이 걸린 메이저급 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2010년 SK텔레콤오픈(2억원) 우승 이전에 2009년 한국오픈(3억원), GS칼텍스 매경오픈(1억2000만원), 2008년 한국오픈(3억원), 2007년 SK텔레콤오픈(1억2000만원) 등에서 우승하며 주목받았다.

배상문은 이날 우승상금 2억원을 받아 단숨에 KGT 상금순위 5위로 뛰어올랐다. 류현우는 2위 상금 1억원을 보태 올 시즌 4억281만3258원으로 상금순위 선두를 지켰다.

○그린 적중율 72%…정확한 샷

배상문은 미국 PGA투어 우승자다운 정확한 샷을 보여줬다. 4라운드 평균 그린적중율은 72.22%로 출전 선수 가운데 공동 4위로 나타났다.

배상문은 2위에 6타 앞선 단독 선두로 이날 라운드를 시작했다. 1번홀(파4)에서는 135야드 지점에서 어프로치샷으로 공을 홀 3m 지점에 붙이는 정확한 아이언 샷을 보여줬다. 2퍼트 하며 파로 출발한 배상문은 2번홀에서도 정확한 아이언샷을 선보였다. 그린이 잘 보이지 않는 페어웨이 왼쪽 언덕 아래에서 친 두 번째 샷으로 공을 핀 오른쪽 1.5m 지점에 붙였다. 그린의 경사까지 이용한 정확한 어프로치샷이었다. 이후 까다로운 내리막 경사에서 퍼트를 성공시키며 버디를 잡아냈다.

3~5번홀에서는 공을 레귤러온시키지 못했지만 빼어난 위기대처 능력으로 갤러리를 즐겁게 했다. 3번홀(파5)에서는 세 번째 샷이 그린 뒤로 넘어가 깊은 러프에 빠졌다. 홀까지 7.5m 남은 지점에서 그림 같은 플롭샷을 구사했다. 공은 높게 솟구쳐 홀 옆 20㎝ 지점에 서며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4번홀(파4)에서도 어프로치샷이 그린 오른쪽으로 지나갔지만 그린 주변 에이프런 5.5m 거리에서 공을 퍼터로 굴려 홀 앞까지 보내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5번홀(파5)에서도 티샷한 공이 그린 뒤로 넘어갔지만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2타 차 추격 뿌리치고 우승

그러나 9번홀(파4)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9번홀에서 3퍼트하며 이날 첫 보기를 기록했다. 2,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모두 10개의 버디를 잡아냈던 배상문은 긴장한 표정으로 물을 마시기도 했다. 11번홀(파4)과 12번홀(파4)에서도 연속 보기를 범하며 크게 흔들렸다. 이로써 배상문은 2위 류현우(4언더파)에게 4타 차까지 쫓겼다.

13번홀(파3)에서는 집중력 있는 티샷을 날리며 1.5m 거리의 버디를 잡아내 반전을 꾀했다. 다시 9언더파가 된 배상문은 2위와 차이를 5타까지 벌렸다. 하지만 14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한 공을 페어웨이 가운데 해저드에 빠뜨리며 보기를 범했다.

불안하던 승부는 16번홀(파4)에서 갈렸다. 배상문은 어프로치샷에서 공을 홀 옆 3m 지점에 세워 침착하게 버디를 성공시켰다. 2홀 남겨 놓고 2위와의 격차를 3타 차로 벌려 놓으며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송도=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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