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파장은
▶마켓인사이트 9월30일 오전 10시59분
“채권시장 전반에는 큰 악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A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 매수 심리는 더욱 얼어붙어 회사채 시장 양극화가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주)동양과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 등 동양 3개 계열사가 30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자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채권·자금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이렇게 예상했다. 이날 동양 계열사 법정관리 신청에도 불구하고 채권 유통시장에서 금리는 오히려 하락(채권 가격은 상승)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1%포인트 내린 연 2.82%로 마감했다. 5년물은 0.01%포인트 하락한 연 3.05%, 10년물은 0.02%포인트 떨어진 연 3.42%를 나타냈다.
지난주엔 동양그룹 유동성 위기가 본격화되면서 동양증권의 환매조건부채권(RP)·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에서 총 4조~5조원가량 환매 관련 매물이 쏟아져 단기 채권 수급이 악화됐다. 하지만 이날 채권시장은 미국 부채한도 협상 불확실성 등에 관심을 뒀을 뿐 ‘동양 이슈’엔 무감각했다는 설명이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유동성 위기를 겪는 동양이 결국엔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이란 점을 시장이 어느 정도 예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동양 계열사의 법정관리가 다른 비우량 기업들엔 상당기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김형기 KDB산은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정부가 회사채 차환 물량 지원 제도를 8월부터 시행하면서 조금씩 살아날 조짐을 보이던 A급 회사채 매수 심리가 다시 냉각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량과 비우량 회사채 간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개인들에게 회사채를 판매해 자금을 조달하는 철강·건설·해운 등 일부 BBB~A급 기업들의 자금 사정은 더욱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 증권사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자본시장에선 동양 이후의 ‘다음 타깃’이 누가 될까를 놓고 벌써부터 설왕설래하고 있다”며 “정부의 회사채 지원 제도로 해운 건설업종의 유동성 악화 기업들이 얼마나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가 한계 기업들의 추가 부도 규모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잠잠해진 동양증권의 RP·CMA 환매 사태가 재발할 경우 채권 시장 리스크가 전반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상열/하헌형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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