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년 만에 ‘0%대’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1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8% 상승했다. 이는 1999년 9월(0.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최근 10개월 연속 1%대에 머물다가 0%대까지 내려앉은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작년 9월 연이은 태풍과 석유류 가격 상승으로 물가가 크게 상승해 올해 기저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농산물 가격 하락을 반영한 생활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0.1% 떨어졌다. 생활물가지수 하락은 1996년 관련 지수 작성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신선식품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7.8%, 전달보다 2.2% 내렸다. 신선채소가 작년 같은 달보다 12.7% 떨어졌고 기타 신선식품(-14.5%), 신선과실(-6.5%), 신선어개(-0.9%)도 모두 하락했다.
하지만 정부는 앞으로 0%대 물가상승률이 지속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통계청 관계자도 “이번 물가상승률을 떨어뜨린 요인은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 하락”이라며 “소비 침체로 인한 디플레이션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1.6%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한 달 전보다 선크림(48.8%), 로션(18.4%), 우유(10.6%) 가격이 올랐다. 도시가스(5.2%), 전기(2.0%), 지역난방(5.0%) 등의 공공요금과 전세(3.1%)와 월세(1.6%) 가격도 상승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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