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카페베네, 회사분할 계획 '용두사미'

입력 2013-10-01 17:18   수정 2013-10-01 22:22

거래은행 반대로 회사분할 계획 대폭 축소


마켓인사이트 10월1일 오전 5시47분

적자 사업부를 떼낸 뒤 주식시장에 입성하려던 카페베네가 난관에 봉착했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페베네는 지난달 22일 발표했던 회사 물적 분할에 대한 두 번째 정정 보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신설법인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내용이 골자다.

당초 카페베네는 블랙스미스 직영사업(이탈리아 레스토랑)과 마인츠돔 사업부문(베이커리)을 통째로 떼어내 ‘블랙스미스&마인츠돔(가칭)’이란 이름의 신설 법인을 세우기로 했었다.

그러나 정정 보고서를 두 차례나 제출하면서 신설법인으로 넘기려던 블랙스미스 매장 수는 11개에서 3개로 대폭 줄었다.

카페베네의 당초 회사분할 명분은 “흑자 커피사업부와 나머지 적자 사업부를 분리해 부문별 전문성을 강화하고 책임경영의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것이었다. 증권업계에서는 그러나 이 회사 분할을 상장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받아들였다. 지난해 총 10억5000만원가량 영업손실을 낸 블랙스미스 직영사업부문과 마인츠돔 사업부문을 떼어내면 존속법인인 카페베네의 증시 입성이 쉬워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계획이 수정됨에 따라 카페베네는 ‘명분’과 ‘실리’ 모두를 놓치게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전체 11개 블랙스미스 직영점 중 8개가 회사 존속법인인 카페베네에 남게 돼 ‘전문성 제고’라는 명분이 무색해졌다. 적자 직영점이 대다수 남게 되는 만큼 향후 카페베네의 실적개선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2014년 상장’이라는 카페베네의 목표도 달성하기가 쉽지 않아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분할 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거래 은행 측의 우려가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블랙스미스 직영점 11개를 모두 신설법인에 넘기면 부채는 물론 상환의무도 함께 이관되는데, 은행들이 이를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그러나 “블랙스미스 직영점을 위탁으로 전환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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