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실에 들어서자 온통 검은색 눈물바다다. 어떤 작품은 작은 눈물방울이 숲을 이루고 또 어떤 것은 단 하나의 커다란 눈물방울이 관객의 시각을 강렬하게 자극한다. 그러나 각각의 눈물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조합돼 있고 그 의미도 다르다. 그것은 마치 이미지의 형상을 빌린 언어 기호처럼 보인다.
‘동글인’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로 자신의 내면세계를 표현해온 중견 화가 양대원 씨(47)의 개인전 ‘오래된 눈물’이 오는 30일까지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린다. 2011년 입주작가 지원프로그램인 프랑스 노르망디 레지던시 참여 이후 3년여에 걸쳐 제작한 작품 37점을 선보이고 있는 이번 전시는 작가 자신의 눈물에 주목했던 종전과 달리 눈물의 의미를 사회·역사적 차원으로 확장했다.
작가 자신을 상징하는 동그란 얼굴의 간결한 캐릭터인 ‘동글인’의 비중도 작아졌다. ‘눈물의 숲’에서는 거대한 눈물방울의 숲 속에서 살짝 고개를 든 모습으로 묘사해 사회적 갈등과 반목의 눈물에 동참하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다. ‘색채도 종전과 달리 검은색 일변도로 바뀌었다. 관객의 반향을 유도하려면 모노톤이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시대 민화 문자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도 함께 선보인다. 인간 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불행은 언어에서 비롯된다는 인식이 반영된 이 새로운 문자도는 한자를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 작가의 성찰을 거쳐 새롭게 변용한 것이다. 사랑을 뜻하는 ‘애(愛)’자는 눈물방울과 칼부림이 난무하는 모습으로 구성돼 섬뜩한데, 여기에는 사랑은 눈물과 전쟁이라는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전반적으로 어두운 느낌이라는 반응에 대해 작가는 “빈부 격차, 전쟁의 아픔 같은 과거 기억과 사건들을 다루는 데 따른 자연스러운 귀결”이라며 “눈물로 상징화된 인간 사회의 고통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밝혔다. (02)736-4371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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