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항로 항해를 위해 스테나폴라리스를 탔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조종실 옆 작은 종이었다. 통신 발달로 지금은 쓰지 않는데 왜 배들은 종을 달고 다니는 걸까. 그때의 의문은 시간이 지나며 풀리기 시작했다. 종은 작아도 사방으로 퍼져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움직인다. 항해도 종을 울리는 것과 같다.
먼 옛날, 새로운 항해를 거치며 보고 들은 이야기와 가득 실은 물건들은 본국으로 돌아간 뒤 귀한 지식과 재산이 됐다. 배는 작지만 그 울림은 오래 남았던 것이다. 이제 한국 최초의 북극항로 시범운항도 절반을 넘겼다. 이번 항해가 멀리 오래 퍼지는 종소리가 되길 바라며 우리는 오늘도 얼음 바다를 헤쳐 나가고 있다.
북극해=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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