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위축 겹쳐 누적판매 '마이너스'
현대·기아자동차의 지난달 미국 판매량이 작년 동월보다 14% 가까이 급감했다. 올해 3월 이후 꾸준히 유지해왔던 월별 판매 10만대 이상 기록도 7개월 만에 깨졌다. 지난 8~9월 노조 파업에 따른 국내공장 생산 차질로 미국 수출물량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한 게 주된 요인이란 분석이 나온다.
◆잘나가던 현대·기아차 주춤
현대차그룹은 9월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 5만5102대, 기아차 3만8003대를 각각 판매했다고 2일 발표했다. 작년 9월과 비교해 현대차는 8.2%, 기아차는 21%가량 판매량이 줄었다. 두 회사의 판매량 합계는 9만3105대로 1년 전보다 13.9% 감소했다.
판매량 급감은 1차적으로 미국 내 소비심리 위축으로 자동차 수요가 급감한 탓이다. 9월 미국 시장의 자동차 총 판매량은 113만7206대로 작년 9월(118만8961대)보다 4.4% 줄었다. 미국의 월별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세로 돌아선 건 27개월 만이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GM(-11%), 도요타(-4.3%), 혼다(-9.9%), 닛산(-5.5%) 등도 전년보다 판매량이 줄었다. 판매 상위 10대 업체 가운데 판매량이 줄지 않은 곳은 포드, 크라이슬러, 스바루, BMW 등 4개사뿐이었다.
지난달 미국 시장 영업일수도 작년보다 사흘가량 줄었다. 현대차 관계자는 “작년 9월엔 25일이었던 영업일이 올해는 22일로 줄면서 주요 업체의 판매량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판매량 급감 여파로 현대·기아차는 1~9월 누적 판매량에서도 상위 6개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GM과 포드, 도요타, 크라이슬러, 혼다 등의 누적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8~12% 증가한 반면 현대·기아차는 1% 줄었다.
◆노조 파업에 발목 잡혔다
문제는 이런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주요 자동차업체 가운데 가장 많이 줄었다는 데 있다. 이유가 뭘까. 전문가들은 지난 8월부터 9월 초까지 계속된 노조 파업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시장 판매량의 60%가량만 현지 공장(앨라배마·조지아 공장) 생산량으로 채우고 나머지 40%는 한국 공장 생산량으로 충당한다. 올 상반기의 경우 현대차 미국 판매량 36만1000대 중 현지 공장 생산분은 20만7000대, 기아차 미국 판매량 27만7000대 중 현지 생산분은 19만2000대였다. 미국 판매량 중 23만9000대가 한국 공장에서 만들어 수출한 물량이란 얘기다.
그런데 노조 파업으로 생산차질이 빚어졌다. 파업과 잔업 및 주말특근 거부로 지난 8월 현대차는 3만5159대, 기아차는 9475대를 생산하지 못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이후 현대·기아차가 미국 공장을 증설하지 않고도 판매량을 늘릴 수 있었던 건 국내 생산물량을 공수한 덕분”이라며 “지난달엔 노조 파업으로 미국 수출에 차질을 빚으면서 판매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9월 미국 판매량이 작년보다 1만5000대가량 줄었는데 대당 가격을 2500만원으로 가정할 경우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로 3800억원의 수출 손실을 입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노조 파업 여파는 현대·기아차의 10월 미국 판매량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파업과 특근 거부로 9월 초까지 국내공장에서 1만8818대의 생산차질을 입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달부터 기아차의 신형 쏘울 등 신차를 미국 시장에 출시해 판매량 감소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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