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엔 아직 경주장만 덩그러니…돈 버는 F1 '머나먼 길'

입력 2013-10-04 17:12   수정 2013-10-04 21:59

日 스즈카서킷과 비교하니…
日은 놀이공원·영화관·호텔 등 종합서비스로 팬 모아




올해 4회째를 맞은 포뮬러원(F1) 코리아그랑프리가 열리는 전남 영암군의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은 ‘육지 위의 외딴 섬’이다. 영암군 삼호읍 간척지에 세워진 KIC 주변에는 별다른 시설이 없다. 경주장 트랙과 관중석 스탠드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F1 같은 대회 때나 사람들이 몰릴 뿐 평소에는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장소다.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한국 모터스포츠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일본 미에현 스즈카에 있는 F1 일본그랑프리 개최 장소 스즈카인터내셔널서킷의 분위기는 KIC와 사뭇 다르다. 올해 개장 51주년 맞은 ‘일본 모터스포츠의 심장’으로 불리는 스즈카서킷은 일본 자동차업체 혼다가 운영하고 있는 경주장이다. 스즈카서킷은 연간 200만명이 방문하는 일본 모터스포츠의 중심지다. 일본의 장기불황 속에서도 지난해 200억엔(약220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달 1일 ‘CJ헬로비전 슈퍼레이스 챔피언십’이 열렸던 스즈카서킷은 대도시인 나고야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다. 스즈카서킷의 메인그랜드스탠드 뒤로는 놀이공원의 대관람차가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다. 경주장 한 편에는 카트장도 마련돼 있어 어린이나 일반인들이 카트를 타고 실제로 자신만의 레이스를 즐기기도 한다. 지난해에는 가족들이 함께 모터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관련 영화를 상영하는 ‘레이싱극장’도 만들었다. 경주장만 있는 영암과 대조적인 분위기다.

스즈카서킷은 1년 내내 돌아간다. 아라키 마사카즈 스즈카서킷 총지배인은 “스즈카서킷에서는 한 해 F1을 포함해 세계대회 3회, 전 일본 선수권이 6회 개최되고 1년 동안 아마추어 레이스는 거의 매주 열린다”며 “공식 레이스가 없을 땐 자동차회사의 시험주행과 고객 초청 시승행사, 동호회 레이싱 등이 열려 낮에는 365일 거의 풀가동된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 모터스포츠가 일반인 사이에서도 폭넓게 퍼져 있어서다. 아라키 총지배인은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차와 오토바이에 관심을 갖고 즐기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도록 50년간 노력한 결과 아시아 모터스포츠 선진국이 됐다”고 강조했다.

영암/스즈카=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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