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수 대신 '안정적인' BW·CB 투자

입력 2013-10-06 17:05   수정 2013-10-06 22:18

동양사태 이후 달라진 채권 시장

PEF업계, 메자닌 선호




회사채 시장이 우량채 중심으로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사이, 기업 인수합병(M&A)이 주전공인 사모펀드(PEF)들은 때아닌 ‘메자닌’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나 전환사채(CB) 등 주식과 채권 성격을 함께 지닌 금융상품인 메자닌에 투자할 경우 사모펀드는 규정상 주가 수준과 상관없이 2년 내에 투자금액의 50%를 주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그럼에도 기업 경영권을 인수하는 ‘바이아웃(Buyout)’보다는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메자닌 투자에 PEF 자금이 쏠리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PEF는 올해 19개 상장사가 발행한 BW나 CB에 총 2962억원을 투자했다. BW 투자금액은 1607억원(12건), CB 투자금액은 1355억원(8건)이었다.

메자닌 투자에 적극적인 PEF 운용사는 스틱인베스트먼트 원익투자파트너스 아주IB투자 기업은행 등이다. 스틱 PEF는 지난 8월 대성엘텍 CB에 17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지난주 이지바이오 CB에 180억원을 투자했다.

아주IB투자는 상장사 BW 투자에 적극적이다. 아주IB투자는 기업은행 대신증권 나우IB캐피탈 등과 각각 짝을 이뤄 오텍 나라케이아이씨 가온미디어 에스피지 테크윙에 잇따라 투자했다.

한 PEF 관계자는 “메자닌 투자는 바이아웃 딜과 비교해 투자 위험이 낮기 때문에 펀드 자금을 소진해야 하는 PEF 입장에선 자금을 집행하기 수월하다”고 말했다.

연기금들은 메자닌 전용 PEF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한 달 전 메자닌 기금 2000억원을 운용할 PEF 운용사로 KB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을 선정했다. 우정사업본부도 메자닌 비중을 60% 이상으로 하는 PEF 운용사로 신한BNP파리바를 최근 뽑았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시중 PEF 자금은 남아도는데 투자처가 마땅치 않아 메자닌에 자금이 몰리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허란/조진형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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