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후 증여 중단된 이관희 여사 주식 '성격' 주목
▶마켓인사이트 10월6일 오후 2시28분
동양네트웍스가 지난 1일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3개월 전인 6월 말, 이 회사의 반기 감사보고서상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78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작년 12월 동양레저로부터 793억원에 매입한 골프장을 포함한 투자부동산도 1056억원이나 됐다. 하지만 동양네트웍스 고위 임원은 6일 법정관리 신청 이유에 대해 “할인어음 수억원을 못 갚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불과 3개월 만에 578억원은 사라지고 몇 억원을 갚지 못해 법정관리를 택했다는 얘기가 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사라진 600억원
동양네트웍스는 그룹 내 IT시스템을 주로 전담하는 ‘알짜’ 계열사였다. 최대주주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으로 총 29.73%를 갖고 있다. 창업주의 미망인인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이 오리온 주식 15만9000주를 무상 대여해줬을 정도로 그룹 오너가(家)와 밀접한 관계다. 동양네트웍스는 이 주식을 팔아 1596억원을 현금화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골프장을 사들인 나머지는 현금자산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영업실적도 망하기 일보 직전의 회사라고 보기는 어렵다. 영업손실(올 상반기 29억원)에도 불구하고, 1599억원이던 2011년 매출이 작년에 3192억원으로 급증하는 등 웬만한 부채는 감당할 능력이 된다는 게 회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관희로 최대주주만 변경되나
동양네트웍스 고위 관계자는 “법정관리 직전 계열사에 돈이 돌지 않은 탓에 현금이 말라 어음을 변제할 수 없었다”며 “골프장 매각도 실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양매직 매각 협상을 진행한 KTB컨소시엄 측의 말은 다르다. KTB 관계자는 “법정관리 신청 전날까지도 동양매직 인수 논의를 하고 있었고, 현금만 400억원을 갖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계열사 기업어음(CP)을 매입하는 등 부당 지원을 했거나 그 외 특별한 용도로 썼다는 것 외에는 설명이 안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자금이 빠져나간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다.
빚 갚을 능력이 있고, 급히 상환할 빚도 거의 없었는데도 동양그룹이 네트웍스의 회생절차를 신청한 데 대해 시장에선 이 이사장의 대여 주식이 약속한 대로 증여되지 않은 채 대여로 남아 있다는 점에서 실마리를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법정관리 신청과 함께 증여절차가 중단됐고, 이 경우 이 이사장의 향후 지위가 주채권자로 ‘격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원이 법정관리를 수용하고, 특수 관계인의 채무를 전액 보전해주지 않더라도 다른 채권자들이 들고 있는 채무액이 미미해 이 이사장은 출자전환을 통해 동양네트웍스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는 얘기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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