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과 고로케는 100여 가지 상품을 내놓는 베이커리점의 주력 메뉴다. 마치 중국식당에서 짜장면과 짬뽕이 차지하는 위상과 같다. 경기 고양시 화정동 화정역세권에 자리잡은 ‘도너타임’은 바로 일반적인 베이커리 점포의 핵심메뉴만 뽑아 전문성을 높인 가게다. 다만 일반 베이커리점과 다른 게 몇가지 있다고 장인선 점주(34·사진)는 설명했다. “도너타임에서는 원재료로 통밀을 사용하는데요, 통밀은 영양분이 풍부한 밀껍질을 까지 않고 가루로 만든 것이어서 다소 거친 맛이 나지만 건강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미가 흰쌀보다 건강에 더 좋은 것과 같은 원리지요. 화학재료로 발효시키는 일반 도넛과 달리 자연 발효시킨 생지에 국내산 팥, 버섯, 연근, 당면 등을 넣은 웰빙 메뉴만 내놓는 것도 차별화 요인이고요.”
이 가게의 주 고객은 배후의 3000여가구 아파트단지 중에서도 소형 아파트에 거주하는 20·30대 젊은 주부들이다. 하루평균 매출 60여만원의 80% 정도를 이들 주부가 올려준다. 화정역세권으로 나들이나 장보기를 하러 나왔다가 아이들의 영양 간식으로 도넛이나 고로케를 포장해가는 고객들이다. 장 점주는 “젊은 주부들은 오픈된 주방에서 조리작업 장면을 유심히 쳐다보고, 하루 1회 오일을 교환한다는 주방 안내문에도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만큼 먹거리의 유해한 환경에 걱정이 많다는 얘기다.
이 가게의 매장 규모는 19.8㎡(약 6평)에 불과, 테이크아웃 형태로만 운영된다. 매장 크기가 작아 창업비용도 그리 많이 들지 않았다. 권리금과 보증금을 합쳐 3500만원, 점포 설비와 인테리어 공사에 4000만원 정도 들었다. 총 창업비로 7500만원이 든 셈이다. 월세는 150만원이다. 지난 4월 중순 개점해 6개월 가까이 영업하는 동안 하루 평균 매출이 60만원씩 꾸준히 올랐다. 아르바이트 직원 한 명을 데리고 휴일 없이 가게를 운영, 월 1800만원 매출을 올리고 있다. 통밀과 같은 좋은 재료를 쓰다보니 매출원가가 매출 대비 48%에 이른다. 반면 소형 점포라 판매관리비 부담도 작아 비용과 지출을 감안한 순익은 매출 대비 28%선(506만원)이다. 결국 점주는 7500만원을 투자해 매달 500여만원을 벌어간 셈이다. 장재남 프랜차이즈산업연구원장은 “유명 브랜드 베이커리 중에는 창업비로 3억원 이상을 투자해 한 달 순익이 300여만원에 불과한 점포가 수두룩한 실정을 감안하면 20㎡ 이하 점포에서 한 달에 500만원 이상 번다면 동네상권의 강소점포로 부를 만하다”고 평가했다.
이 가게는 찹쌀·소시지·치즈·단팥 등을 재료로 만든 수제 도넛을 개당 1200~1500원, 야채·감자·치킨·크림치즈 등으로 만든 고로케를 1500원에 판매한다. 커피(아메리카노)는 2000원이다. 이 중 매출 비중이 가장 큰 것은 고로케로 55%를 차지한다. 도넛이 40%, 커피류가 5% 비중이다. 장 점주는 “전체 매출의 절반을 재방문 고객이 올려주고 있어 단골고객 비중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며 “점포비가 비싼 A급지의 점포를 고를 필요없이 주택가의 B급지에서도 상품가치만 높다면 소비자들은 금방 알아본다”고 말했다. (02)3280-3781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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