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어깨통증, 혹시 어깨에 돌이? 석회성건염 주의해야

입력 2013-10-07 16:03   수정 2013-10-07 16:09

흔히 중년 이후에 나타나는 어깨통증을 오십견이라고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오십견은 나이가 들어가며 생기는 통증으로 특별한 이유없이 어깨관절에 통증이 나타나고 운동에 제한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 사실 모든 어깨통증을 오십견으로 오해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파스나 찜질 등으로 자가 치료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어깨부위 질환은 회전근개파열, 오십견, 석회성건염, 어깨충돌증후군 등 다양하며 어깨질환의 특징은 나이대별로 확연하다. 팔의 쓰임새와 노후정도가 관절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석회성건염은 가장 통증이 극심한 어깨질환으로 뽑힌다.

석회성건염은 어깨힘줄인 회전근개(힘줄)에 석회질이 끼어 염증을 유발하고 이것이 돌처럼 굳어지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주로 힘줄세포가 괴사된 석회가 쌓여 생기며 어깨의 과도한 사용이나 회전근개의 혈관 감소도 석회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증상은 아픈 쪽으로 눕기 힘들며,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어깨 바로 아래쪽을 눌렀을 때 상당히 아프거나 팔을 앞·옆으로 들기 힘들며 움직일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이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특징이다.

정진욱 부민병원 관절센터 과장은 “석회성건염이 급성으로 진행될 경우 어깨가 골절될 때와 맞먹을 정도의 심한 통증을 유발하기도 하며, 만성일 경우엔 석회부분이 주위조직을 압박해 결리거나 묵직한 통증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이어 “어깨에 특별한 외상이 없었음에도 갑작스럽게 어깨에 극심한 통증이 찾아오는 것이 석회성건염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석회성건염의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어깨를 감싸고 있는 힘줄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석회질이 가라앉으면서 질환이 진행되거나, 힘줄의 혈액순환 저하로 인해 산소공급이 감소하며 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진단은 단순방사선 촬영으로 질환유무와 석회의 크기, 위치 등을 확인할 수 있으나 어깨 힘줄의 상태를 정확히 알려면 초음파와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정 과장은 “석회성건염은 초기에는 대부분 항염증 약물과 인대 염증완화주사, 물리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법만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증상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는 더욱 직접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며 “이 때 시행되는 치료가 바로 체외충격파치료”라고 말했다. 체외충격파치료는 체외에서 충격파를 통해 혈관 재형성을 돕고 그 주위의 조직과 인대, 뼈의 치유를 활성화시켜 통증감소를 도모하는 치료방법이다. 체외충격파치료는 어깨질환뿐 아니라 팔꿈치, 아킬레스건, 무릎 관절 등의 골격 질환에도 많이 시행되고 있으며, 시술시간은 20~30분 내외이다. 또한 당일 치료가 가능해 입원을 하지 않아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고도 치료를 지속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방법만으로 석회성건염을 치료하기 어렵다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치료도 고려해봐야 한다. 관절내시경은 관절부위에 1cm 정도의 작은 구멍을 2~3개 만들어 직경 2~5mm의 관절내시경 및 수술기구를 관절 안으로 삽입한 뒤, 관절내시경과 연결된 비디오 화면을 보며 관절내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수술방법이다. 절개 부위가 작아 회복이 빠르고, 수술 부담도 비교적 적어 고령환자에게 효과적이다.

정 과장은 “석회성건염은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초기에 발견하여 치료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방법”이라며 “치료를 받았다고 해도 효과를 지속하려면 사후 관리에 충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수술 후 어깨재활은 수술만큼 중요하다. 힘줄이 치유될 때까지 보조기를 착용하며 어깨에 직접부담을 주거나 수술부위를 자극하는 동작은 피해야 한다. 통증이 없는 범위 내에서 회복을 돕기 위해 전문의 처방에 따라 재활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좋다.

석회성건염은 주로 어깨의 퇴행성 변화로 인해 나타나지만 평소 어깨를 무리하게 사용하는 등의 잘못된 습관으로 발병하기도 한다. 때문에 평소 어깨에 부담이 가는 자세는 삼가하고, 어깨 근육 및 주변조직을 강화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거나,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주는 등의 생활습관 유지하는 것이 좋은 예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석회성건염은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지는 것 뿐 아니라 심각한 후유증 까지 남길 수 있으므로 어깨 통증이 나타났을 경우 그냥 오십견이라 방치하지 말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정진욱 부민병원 관절센터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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