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49주년 - 기로에 선 신흥국] 신흥국 경제 진짜 敵은…취약한 제조업·포퓰리즘

입력 2013-10-07 17:29   수정 2013-10-08 11:02

20억 거대 시장·풍부한 자원…'세계경제 견인차' 기대는 여전


“월드컵 경기장에 돈을 퍼부으면서 서민의 삶에 쓸 돈은 없나!”

지난달 27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도심의 주립 박물관 앞에는 이런 내용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한쪽에서 천막을 친 채 무기한 농성에 들어간 시위대도 눈에 띄었다. 축구광(狂)으로 유명한 브라질 사람들이 월드컵을 반대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현지에서 무역업을 하는 알렉산드로 전씨는 “경기가 좋았던 1~2년 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광경”이라며 “정부의 정책 실패와 부패에 지친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출퇴근에 헬기를 타야 할 정도로 엉망인 교통체증 등에 대한 불만이 쌓인 데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예고 이후 헤알화 가치 하락으로 수입 물가마저 뛰면서 삶이 팍팍해지자 서민들의 인내심이 폭발했다는 것이다.

지구 반대편의 인도네시아 사정도 비슷했다. 루피아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물가 상승이 경제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 1일 자카르타의 초호화 쇼핑몰인 그랜드인도네시아의 한 점포에서 만난 매니저 리두씨는 “작년에 비해 월급이 30% 정도 올랐지만 쌀, 식용유 값이 두 배 이상 올라 저축은커녕 하루하루 먹고 살기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브라질 멕시코 터키 인도네시아 인도 등 신흥국의 중산층이 흔들리고 있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글로벌 경제를 견인할 선두주자들로 주목받았지만 최근 성장동력이 둔화하면서 만성적인 경기 불황을 겪을지 모른다는 불안감마저 확산되고 있다.

신흥국 위기가 불거진 표면적인 계기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이다. 신흥국에 몰렸던 투자 자본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면서 통화 가치가 하락하고 고질적인 경상적자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유동성 거품에 가려진 속살이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경상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6% 수준인 터키에 지난달 27일 “퍼펙트 스톰이 온다”고 경고했다.

취약한 제조업, 열악한 인프라, 정치권의 뿌리 깊은 부패, 각종 환심성 보조금을 남발하는 포퓰리즘 정책 등은 경상적자를 심화시키는 신흥국의 공통적인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내년 총선을 앞둔 인도는 재정적자가 심각한데도 전체 인구의 3분의 2(8억명)에게 식량보조금을 지급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들 신흥국은 도약과 추락의 기로에 서 있다. 경제학자들은 이들 5개국이 보유한 20억명의 거대한 인구, 풍부한 자원, 값싼 노동력 등은 여전히 세계 경제를 견인할 성장동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박래정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정치 개혁을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면 막강한 잠재력을 바탕으로 세계 경제를 다시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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