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대리점업계가 저축성보험 수수료 체계 변경을 놓고 금융당국에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개인연금 활성화에 역행하는 조치인 데다 보험설계사의 소득을 급격하게 감소시켜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이유에서다.
금융당국은 “보험산업의 신뢰 회복과 불완전판매를 줄이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갈등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본지 8월26일자 A9면 참조
한국보험대리점협회와 보험대리점 대표들은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위원회의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이 개인연금 활성화에 역행하고 보험설계사의 입지를 축소시킬 것”이라며 개정안 철회를 요구했다.
금융위는 지난달 17일 개인연금 활성화 방안 중 사업비 체계 개선 후속 조치의 하나로 연금보험 등 저축성보험의 계약 체결 비용 중 분할 지급하는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키로 했다. 분할지급 비중을 현행 30%에서 2014년 40%, 2015년 50%로 확대하는 게 골자다.
보험대리점업계는 초기 판매수당을 계약체결에 드는 비용의 50%만 지급받으면 보험대리점과 소속 설계사의 절대수입이 30% 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보험설계사들이 연금보험 등 저축성보험 판매를 꺼려 오히려 연금보험 등의 판매량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춘근 한국보험대리점협회장은 “이번 개정안은 보험설계사의 소득을 감소시켜 40만명 보험 모집 종사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심각한 조치”라며 “보험설계사의 월 평균 소득이 287만 원 수준인데 앞으로 많게는 매월 80만원씩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월 소득이 4인 가족 기준 최저 생계비(163만원)에도 못 미쳐 보험설계사의 대량 실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금융위는 이와 관련 “다른 보험 상품을 같이 팔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이 30% 줄어든다는 것은 극단적인 계산”이라며 “단순히 초기 해지환급금을 높이는 것 보다 조기 보험계약 해지에 따른 부담을 보험계약자와 보험설계사가 함께 분담해 장기적으로 보험계약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 조치”라고 말했다.
보험대리점협회 소속 보험설계사 200여명은 오는 14일 금융위 앞에서 개정안 철회를 요구하는 항의 집회를 열 계획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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