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은행장 김용환·사진)은 1976년 설립된 후 국내 기업의 대외거래에 따른 금융지원을 담당하는 정책금융기관이다. 정부가 다른 나라에 개발자금을 낮은 이자율로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위탁 운용하고 있으며 북한 개발자금인 남북협력기금도 운용 중이다.
수출입은행은 작년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71조5000억원의 여신(대출 및 보증)을 국내 기업에 공급했다. 올해는 대출 50조원과 보증 24조원을 합해 모두 74조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 가운데 80% 수준인 59조원어치가 9월까지 이미 집행됐다. 올해 공급액 중 5조5000억원어치는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해운·건설업 등 취약업종에 지원된다.
수출입은행은 국내 기업의 해외 프로젝트 수주 기회를 늘린다는 취지에서 종합적으로 금융지원을 자문하는 ‘금융자문부’를 발족했다. 사업 발굴과 금융 자문, 주선 업무를 접목한 패키지 금융 지원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특히 해외 프로젝트에 국내 민간 금융회사를 동반해 금융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중소기업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올해 수출입은행이 대출해줄 50조원 중 45%인 22조5000억원어치는 중소·중견기업 몫이다.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은 중소기업의 성장단계별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수출초보기업→수출중견기업→히든챔피언기업’으로 이어지는 중소기업 육성 마스터플랜을 추진하고 있다.
히든챔피언사업은 상반기 선정된 30개사를 포함해 올해 모두 50개사를 뽑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앞서 뽑힌 회사들을 포함해 모두 300여개 육성 대상 기업에 총 7조원가량의 돈이 지원되는데, 9월 말까지 벌써 6조1000억원이 나갔다. 담보가 없어도 기술력과 수출이행 실적이 있는 기업에 신용대출해 주는 ‘포괄수출금융’ 방식도 수출입은행의 자랑거리다.
수출입은행의 최근 관심사 중 하나는 정보통신기술(ICT), 지식서비스, 문화콘텐츠 등의 창조산업이다. 이들 산업은 고용을 많이 하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미래 성장동력이지만 리스크가 크고 산업 성숙도가 낮다. 한류 바람 덕분에 게임·음반·영화 등 문화산업, 정보기술(IT) 분야의 해외 진출이 늘고 있는 만큼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수출입은행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수출입은행은 지난 6월부터 지식재산권(IP) 분야를 포함해 창조산업의 수출산업화를 위한 종합지원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우수한 기술력을 지니고도 신용등급 등의 이유로 금융사의 지원을 받기 어려운 기업을 위한 기술우대 수출자금, 지식재산권 관련 수출계약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지식재산권 수출자금 제도 등을 잇달아 도입했다.
김 행장은 “내년까지 ICT 산업 분야에 총 12조원, 2017년까지 35조원 이상의 대출·보증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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