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품목 관세 철폐 검토
미국과 일본 등 12개국이 참가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난항에 빠져들고 있다. 농산물과 지식재산권 등 분야에서 협상 참가국 간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연내 타결이라는 당초 목표도 달성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요미우리신문은 8일 “TPP 협상 참가국들이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을 통해 대강의 합의를 도출하려고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며 “올해 안에 교섭이 마무리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참가국 사이에 의견 차가 큰 분야는 신약 특허를 둘러싼 지식재산권 및 국유 기업과 관련한 경쟁 정책, 쌀을 포함한 농수산물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TPP 협상을 조기에 마무리짓기 위해 쌀 사탕 등 주요 농수산물의 관세 철폐도 검토하기 시작했다. 관세를 없애는 품목의 비율인 ‘자유화율’이 너무 낮다는 협상 참가국들의 비판을 의식해서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쌀 사탕 소고기 돼지고기 유제품 등 다섯 가지 농산물에 속하는 586개 품목을 ‘관세 철폐 예외 품목’으로 지정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TPP에서 다뤄지는 품목은 총 9018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성역으로 불리던 586개 품목 가운데 조리용 쌀가루 등 수입량이 적은 223개 가공제품을 중심으로 관세 철폐 품목을 늘린다는 게 일본 정부의 방침”이라며 “품목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관련 업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통상 확대가 일본의 경기를 살리기 위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사진)의 네 번째 화살이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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