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비평가 이일 씨, 어떤 그림 좋아했나

입력 2013-10-08 17:05   수정 2013-10-09 00:27

31일까지 최정아갤러리서 소장품展



미술평론가는 다양한 미술작품과 미술계를 주시하면서 작품의 옥석을 가리고 향후 미술 전개방향을 예측·유도하는 일종의 조타수 같은 존재다. 그래서 미술에 대한 이들의 사적인 취향은 흥미로운 탐색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서울 상수동 최정아갤러리에서 오는 31일까지 열리는 ‘이일 컬렉션전’은 이런 궁금증에 답을 주는 전시회다.

오광수와 함께 전후 한국 미술평단을 이끈 이일(1932~1997)은 비평의 불모지였던 한국 미술계에 평론의 시대를 연 1세대 미술비평가다. 1957년 파리 소르본대에 유학한 그는 신문사 특파원으로 활동하면서 본격적으로 평론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귀국 후 홍익대 교수, 동경 국제판화비엔날레, 프랑스 카뉴국제판화제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

그는 또 비평에만 머무르지 않고 아방가르드 미술운동그룹 AG의 창립멤버로 참여해 전위운동의 이론적 바탕을 제공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은 모두 20여점. 그와 친분을 맺었던 작가에게 샀거나 기증받은 것이어서 작품 감상을 넘어 교유관계와 1960~90년대 우리 화단과 평단의 지형도를 가늠할 수 있다. 전시장에서 만난 장녀 이유진 씨는 “집에는 늘 아버지를 찾는 작가와 비평가가 끊이지 않았다”며 “밤늦도록 술잔을 기울이며 토론하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이일컬렉션에는 박서보 하종현 서승원 윤형근 김창열 하인두 최명영 정상화 등의 작품이 포함돼 해방 이후 대가들의 작품이 망라됐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요절한 천재 화가 박길웅의 ‘원초공간’은 일반에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다. 이일의 비평에서 언급된 홍성도의 ‘투어리스트’도 함께 선보인다. 전시장 한편에서는 이일의 젊은 시절부터 타계 직전까지 사진을 모은 영상을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비평가, 이일 앤솔로지’(상·하 2권, 미진사 펴냄) 출간 기념행사로 마련됐다. 정연심 홍익대 교수, 이유진 씨, 미술사학자 김정은 씨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의 지원으로 공동 편찬한 이 책에는 비평, 작가론, 언론 기고문 등이 실렸다.

전시를 공동기획한 정 교수는 “비평가의 소장품을 전시하는 건 처음”이라며 “비평세계를 읽을 수 있는 또 다른 중요한 도큐먼트”라고 평가했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화제] "초당 12만원" 버는 사람들...충격
▶ 별장으로 쓰면서 은행이자 3배 수익 받는곳?





관련기사


    <li>예비신부, 채팅 男과 모텔 간 이유가…'경악'</li>
    <li>서울대 男, 10살 연하 여대생에 "잠만 자자"며</li>
    <li>'기성용 아내' 한혜진, 부친 사업 실패하더니</li>
    <li>백지영, 유산 당일 올린 충격적 사진에 그만</li>
    <li>女의사와 상담 도중 환자가 '충격 행위'를</li>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

    top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