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영변 원자로 재가동…美에 6자회담 복귀 압박

입력 2013-10-08 23:42   수정 2013-10-09 02:36

국정위 정보위 보고

전방 전력 강화…도발 징후
은하수악단 총살설 사실
김정은 리더십 '냉소' 확산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지난 8월 영변 5㎿급 원자로 시설을 재가동하고 평북 동창리 기지에서 비슷한 시기에 장거리 미사일 엔진 연소실험을 했다고 8일 확인했다.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북한 동향에 대해 이같이 보고했다고 새누리당 정보위 간사인 조원진 의원이 전했다.

영변 원자로는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연간 핵무기 1기 분량에 해당하는 플루토늄 6㎏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보유한 플루토늄 총량은 40~50㎏일 것으로 한국 정보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영변 원자로는 2008년 북한이 6자회담 합의 이행을 위해 냉각탑을 공개적으로 폭파하면서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였으나 북한은 지난 4월 재가동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북한이 원자로의 재가동에 들어간 것은 핵무기 생산 능력을 대내외에 과시함으로써 꿈쩍하지 않고 있는 한국 미국을 6자 회담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압박용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원자로 재가동은 (6자 회담의) 전제조건을 내세우는 미국을 압박하려는 조치로 봐야 한다”며 “핵 능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 시간이 미국 편이 아니라는 것을 과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남 원장은 또 북한이 우리 수도권을 겨냥할 수 있는 전방지역과 백령도 연안에 화력이 강화된 122㎜·240㎜ 방사포를 배치하는 등 전력을 대폭 증강, 도발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보고했다. 이와 함께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3년 내에 한반도를 무력 통일하겠다고 수시로 공언했다고 밝혔다.

남 원장은 일부 외신이 앞서 보도한 은하수 관현악단 단원 10여명 총살설도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그러나 이들의 총살이 이 악단 출신인 김정은 부인 이설주의 추문설과 관련됐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이와 함께 북한 내부 간부들 사이에서 김정은 리더십에 대한 냉소적 시각이 확산되면서 보신주의, 면종복배(겉으론 복종하면서 마음으론 배반) 현상이 만연하고 있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고 정보위원들은 전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김정은이 추진하고 있는 평양 등지의 승마클럽, 물놀이장, 마식령 스키장 등 특권층을 위한 체육·위락 시설을 건설하면서 3억달러를 썼다. 3억달러는 북한 주민이 2~3개월 동안 먹을 수 있는 80만t의 식량을 구매할 수 있는 금액이다.

북한은 부족한 재원조달을 위해 해외 공관원들과 상사원들에게 수백만달러씩 납부금을 강제로 할당하고 있어서 해외공관원과 상사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김정은은 군권을 강화하기 위해 군단장급 이상 군 간부를 44%가량 교체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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