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 한 채가 268억원…두바이 부동산 과열

입력 2013-10-09 16:53   수정 2013-10-10 01:39

글로벌 투기자본 몰리며 집값 작년보다 30% 이상 급등


두바이 부동산시장이 2000년대 초·중반에 이어 다시 한번 불붙고 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경기침체를 우려하던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투기 차단책 마련에 고심할 정도다. 파이낸셜타임스는 9일 두바이의 평균 집값이 1년 전보다 30% 이상 급등하는 등 부동산시장이 과열되고 있다고 전했다. 두바이 주택경기의 지표가 되는 부동산 전시회 ‘시티스케이프 글로벌’의 행사 규모도 작년보다 50% 커졌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대형 개발 프로젝트를 잇달아 내놓으며 불붙은 시장에 기름을 끼얹고 있다. 부동산 개발사 이마르는 세계 최고층 빌딩 부르즈칼리파보다 연면적이 3배 넓은 주거용 부동산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 들어서는 펜트하우스에는 2500만달러(약 268억원)의 판매가가 책정됐다. 지난 7일에는 30억달러 규모의 호텔 등 주거복합단지를 개발하는 새 프로젝트가 발표됐다.

전문가들은 두바이가 2000년대 초·중반에 이어 다시 한번 글로벌 투기자본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리아 및 이집트 정정불안에 따른 피난처를 찾는 중동계 자금이 몰리는 것은 물론, 낮은 부동산 관련 세율과 향후 시장 성장 전망을 타고 러시아, 영국, 아시아 등지에서도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규 부동산 투자금의 80%가 대출이 아닌 보유 현금으로 지급되는 등 남아도는 글로벌 유동성이 투기를 이끌고 있다.

UAE 정부는 투기 수요를 줄이기 위해 7일부터 취·등록세를 2%에서 4%로 올리기로 했지만 역부족이다. 부동산 중개업체 아스테코의 존 스티븐스 이사는 “아파트는 작년보다 26%, 주택은 42% 매매가가 올랐지만 2008년 최고치와 비교해서는 42% 낮은 수준”이라며 “투자자들은 그만큼 상승 여지가 더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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