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기회복 생각보다 더뎌 2014년 조정받을 가능성
“내년에 코스피지수는 1750~2150의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예상합니다.”
김영호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48·사진)는 “올 연말까지는 낙폭이 컸던 개별종목 위주로 반등해 코스피지수가 2150까지 상승할 수 있겠지만 내년에도 증시가 지루한 박스권을 탈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트러스톤운용 내에서 글로벌 매크로(거시경제) 분석을 주로 담당하는 김 대표가 우려하는 부분은 ‘경기지표의 왜곡’이다. 그는 “미국 실업률 지표가 수치상으로는 개선돼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실제 고용시장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며 “미국 증시가 신고가를 갈아치울 만큼 경기개선세가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에 내년엔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국 증시도 미국 영향권에서 벗어나긴 힘들겠지만 그동안 상대적으로 코스피지수가 덜 올랐기 때문에 외국인 이탈에 따른 큰 폭의 조정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 대표는 “지금 같은 상황에선 어느 자산에 투자해야 하느냐보다 기존 투자자산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유 주식의 헤지(위험회피)나 시황에 관계없이 롱쇼트 전략(저평가 종목을 사고, 고평가 종목을 파는 매매)을 활용하는 펀드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조언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음식료, 유통, 유틸리티 등 국내 경기방어주에 대한 투자비중이 높은 편이다. 최근 낙폭이 컸던 중국경기 관련주와 조선, 철강, 화학주의 반등이 나타났지만 내년 증시를 볼 때 경기민감주 중에서는 그나마 미국경기 관련주인 전기전자(IT)와 자동차가 유리할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판단이다.
장기투자 관점에서 트러스톤자산운용이 관심을 높이는 테마는 중국소비 관련주다. 그는 “5년 뒤를 내다본다면 중국 부자들의 소비 증가 수혜가 예상되는 헬스케어, 화장품, 유통, 엔터테인먼트 업종의 국내 관련주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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