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대우증권이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역사가 오랜 증권사 중 하나인 대우증권은 그동안 해외 진출도 업계를 선도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4년 8월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도쿄사무소를 개설했다. 1994년 홍콩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것도 업계 최초였다.
○홍콩법인이 해외 ‘컨트롤 타워’
대우증권은 2010년부터 홍콩 현지법인을 해외 거점의 ‘컨트롤 타워’로 설정하고 이곳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본격 확장해 왔다. 홍콩 현지법인은 주식 세일즈, 투자은행(IB), 트레이딩 등을 통해 2012회계연도 285억원의 세전순이익을 거두는 등 선전하고 있다. 홍콩 현지법인은 2012년부터 금융상품 개발, 자기자본투자(PI), 사모투자(PE), 해외 기관투자가 대상 한국물 판매 등으로 수익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대우증권은 올 4월 인도네시아 최대 온라인 증권사인 이트레이딩증권의 경영권을 인수하고 이를 현지법인으로 전환했다. 경제 성장성과 자본시장 발전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인도네시아 진출 적기로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대우증권은 온라인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 강점이 있는 이트레이딩증권에 자산관리, IB 등에 대한 금융 노하우를 접목해 인도네시아 선두 종합증권사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우증권의 브랜드를 알리고 현지 영업을 확대하는 효과도 노린다는 전략이다.
대우증권은 올 5월엔 몽골 울란바토르에 국내 증권사 최초로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세계 7대 자원부국인 몽골의 금융시장 발전 잠재력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대우증권은 2011년부터 몽골개발은행을 위탁경영하고 있는 산업은행과의 시너지를 통해 몽골에 한국 금융 노하우를 ‘수출’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로써 대우증권은 해외 현지법인 7곳을 비롯 일본 도쿄지점과 중국 베이징·상하이, 베트남 호찌민 등 3개 해외사무소 등 모두 11개의 해외 거점을 보유하게 됐다.
○지역별 특성에 맞는 특화전략
앞으로 대우증권은 이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3층 구조의 해외 사업’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지역별 상황과 특성에 맞춰 성공 가능성을 극대화한다는 목표다.
홍콩 런던 뉴욕 싱가포르 등 선진 금융시장에서는 부동산 부실채권(NPL) 등을 대상으로 PI 및 PE 투자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확보하게 된 해외 투자 물건은 금융상품으로 만들어 국내 기관 등에 되파는 전략도 추진한다.
인도네시아처럼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대형 신흥국가에서는 궁극적으로 종합증권사를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 중국 베트남 등에서도 종합증권사 육성을 검토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몽골 같은 아직 금융시장 발전이 늦은 곳에서는 ‘딜 소싱(확보)을 위한 거점 확보’ 전략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인력을 최소로 유지하면서 자원개발 금융 지원 등 현지에 특화된 영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김기범 사장은 “유럽 재정 위기 등으로 글로벌 선두 금융회사들의 체력이 아직도 저하된 상황이라 국내 증권사들에 해외 진출의 기회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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